KG케미칼, KG이티에스·KG이니시스 상호출자로 지배
이데일리, KG제로인 순환출자 고리로 총수 지배력 보충
KG그룹은 대규모기업집단에 대한 출자 규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모두 갖춘 기업집단이다. 총수일가의 부족한 지분율을 KG케미칼에서 시작되는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통해 메우는 과거 재벌체재의 지배구조를 답습하는 모습이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현대자동차, 태광, 보성, KG 등 4대 기업집단이 10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현대차그룹과 태광그룹에 한정됐던 순환출자 보유 기업집단이 보성그룹과 KG그룹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되면서 전년 대비 2개사가 증가했다.
순환출자와 함께 상호출자 기업집단도 전년의 5개에서 6개로 늘어났다. SM그룹, 장금상선 등이 상호출자를 해소했음에도 신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보성, KG, 일진의 영향이다.
특히 KG그룹은 3개의 순환출자 고리와 함께 2개의 상호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어 총수일가의 낮은 지분율에도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라는 기형적 수단을 통해 기업집단의 지배력을 형성하고 있다.
KG그룹의 출자구조에서 핵심은 KG케미칼(옛 경기화학)이다. 곽재선 회장이 2003년 산은일차유동화전문회사에서 경기화학을 인수한 이후 'KG제로인→KG케미칼→KG이티에스→이데일리→KG제로인', 'KG제로인→KG케미칼→KG이니시스→이데일리→KG제로인', 'KG제로인→KG케미칼→이데일리→KG제로인'의 순환출자 구조가 만들어졌다. KG제로인과 이데일리 인수 이후 'KG케미칼↔KG이니시스', 'KG케미칼↔KG이티에스'의 상호출자 구조도 형성됐다.
KG그룹의 동일인인 곽재선 회장의 KG케미칼 지분은 16.09%에 불과하지만, KG제로인(19.66%)·KG이니시스(3.72%)·KG이티에스(2.43%)·스마트인슈(0.04%) 등의 계열사가 곽 회장의 부족한 지배력을 막아주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KG이티에스와 KG이니시스의 경우 동일인 일가 지분율이 각각 0.17%, 1.07%에 불과하나 KG케미칼이 각각 46.30%, 39.58%를 보유하면서 지배하고 있다. 곽재선 회장 일가는 KG케미칼을 전적으로 지배하면서 KG이티에스, KG이니시스 자회사 체제에서 이데일리, KG제로인으로 연결되는 출자구조를 형성한 셈이다.
이데일리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만 신규로 지정됐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아니기 때문에 상호출자 지분을 해소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말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당초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검토했으나 새롭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경우에 한해서만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규정했다. 그렇지만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기업집단 중에서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한 기업집단은 없다. 이 때문에 올해 새롭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된 중흥건설과 OCI의 경우에만 중흥주택↔중흥건설산업, SGC에너지↔SGC이테크건설 간의 상호 출자 관계를 내년 4월까지 해소해야 한다.
KG그룹은 KG이티에스가 출자한 KG모빌리티를 통해 쌍용자동차 인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쌍용차 인수가 완료될 경우 KG그룹 내 출자 구조는 한층 더 복잡하면서 연결고리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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