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비즈 김현동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단기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유동성 지원을 받은 증권사에 대해 성과급 지급과 현금배당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31일 열린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의 경우 임직원의 성과급 지급과 현금배당 등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은 증권사는 향후 부동산 시장 상황 및 리스크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성과보수를 합리적으로 산정·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 당국도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성과 보상 체계의 적정성 등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향후 금감원이 유동성 문제를 겪은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 원장은 또 "증권사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은 원칙적으로 개별 기업이 경영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하지만 단기금융시장 경색 국면에서 산업은행 등 외부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는 일부 증권사가 배당을 실시함으로써 유동성에 부담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책임 있고 사려 깊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 규모가 자본총계의 90% 이상을 차지해 지난해 단기금융시장 변동 과정에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매입확약 규모가 6460억원(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자본총계의 93.0%에 달한다. 하이투자증권의 매입확약 역시 1조3577억원으로 자본총계의 95.4%에 달한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매입확약 1조4981억원, 매입보장약정 9058억원 등 채무보증 규모가 5조243억원으로 자기자본(5조3798억원)의 93.4%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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