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삼성생명 부사장, 박용진 의원 질의에 "공식문서 받은 적 없다"
박용진 의원, "최종구·은성수 금융위원장 모두 거짓말"
과거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삼성생명보험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에 대한 개선 권고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개선 요청을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호 삼성생명 부사장은 "금융위로부터 공식적으로 문서를 받거나 (개선권고)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을, 정무위)이 '2018년부터 금융위원장이 삼성전자 지분 매각방안 마련하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는데, 금융당국으로부터 요청받은 적이 있었느냐'를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2018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매각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최 전 위원장은 당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삼성생명에서 국제회계기준(IFRS17)이나 신지급여력제도(KICKS), 금융그룹통합감독 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삼성전자 지분매각을) 검토한다고 전해왔다"고 했었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2020년 7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금융회사가 자기자산을 한 회사에 몰빵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자산에 대한 평가는) 시가로 계산해 위험을 평가하는게 맞다고 본다. 삼성생명에도 외부 압력으로 지분 매각하면 갑자기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자발적으로 하는게 좋겠다고 계속 권고했다"고 말했었다. 은 전 위원장은 또 "삼성생명을 만날 때마다 문제를 지적하고 자발적 개선을 환기시켰다"고 하기도 했다.
이승호 부사장의 답변은 최종구 전 위원장과 은성수 전 위원장의 공개 발언과 달리 금융위가 공식적으로 삼성생명에 지분 매각을 권고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박 의원은 "2018년 4월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부터 삼성전자 지분 매각 방안을 마련하라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는데, 금융위원장들이 거짓말을 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 위원장들이 얘기한 건 확인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승호 부사장에게 오는 24일 종합감사 때까지 삼성전자 지분매각을 위한 이행계획서 초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승호 부사장은 "회사에 돌아가서 확인하고 상의해보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보험사의 계열 자회사 지분 제한에 대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2020년 발의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대주주나 계열 자회사 주식이나 채권을 총자산의 3% 이하로 가져가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106조). 다만 해당 주식이나 채권액을 계산할 때 취득원가로 기준으로 하고 있다(보험업감독규정 별표 11).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5억815만7148주(2022년 6월말 일반계정 기준)다. 이를 1주당 취득원가(1072원)로 계산하면 5447억원으로 삼성생명 총자산(314조원)의 0.17%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이를 시장가격으로 계산하면 28조6092억원(10월6일 종가 5만6300원 적용)으로, 삼성생명 총자산의 9.1%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