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 세미나 개최

국내 상장기업에 대한 저평가를 통칭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일반 상장기업에 대해서도 내부거래 공시를 강화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설립한 자회사 상장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15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마켓스퀘어에서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상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되나, 일반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지배주주 보유 개인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면서 "일반 상장기업에 대해서도 지배주주 관련 기업과의 내부거래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가령 지배주주 보유 개인기업이 상장기업에 원자재를 독점 공급하는 경우, 명맥한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되지만 공시 대상이 아니다.

김 교수는 "지배주주 관련 기업과의 영업 거래는 규모와 관계없이 전부 공시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상장 심사 때에도 지배주주 이해 충돌 방지 관련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물적분할을 통한 자회사 상장과 관련해서도 "현물출자를 통한 우회 차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에 한해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 아닌 현물출자를 통해 설립한 자회사를 상장하는 이중 상장의 경우도 존재한다.

김 교수는 "자회사 설립 및 상장을 통한 복수 상장은 물적분할에 국한되지 않고 현물출자를 통한 자회사 설립으로도 가능하다"며 "법적 형태를 불문하고 일부 사업부를 분할해 추후 별도로 상장할 때는 모회사 주주 보호장치를 확인한 후 상장을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물출자 후 상장된 사례는 카카오 계열의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카카오가 핀테크 사업과 관련한 자산.부채를 현물출자해 설립됐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카카오가 모바일퍼블리싱게임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물출자해 만들어졌다.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역시 중복 상장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선진국의 52%, 신흥국의 58%, 아시아 태평양 국가의 69% 수준"이라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주주환원이 미흡한 점과 함께 낮은 수익성 및 성장성,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패널토론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기업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고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더 건강한 압력을 넣어야 한다"며 "기관이 그런 역할을 잘하면 개인 투자자들도 기관에 맡겨두고 간접투자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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