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회 국정감사서 자녀 특혜의혹 불거져, 금감원 현장검사 종료 후 사의 밝혀
이장호·성세환 이어 BNK금융지주 회장 모두 임기 못 채워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자녀 특혜 의혹이 불거진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종료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화상회의를 통해 그룹 경영진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 회장은 최근 제기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그룹 회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최근 건강 악화와 그룹의 경영과 조직 안정을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고 BNK금융지주는 밝혔다.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자녀 특혜 의혹과 계열사를 동원한 정황이 금감원 현장검사에서 드러나자 조기 사퇴를 통해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이후 한양증권은 BNK금융지주와 BNK캐피탈, 경남은행 등이 발행한 채권의 9.9%에 해당하는 1조1900억원을 인수했다. 한양증권은 김 회장 자녀가 이사로 재직 중이었고, 김 회장 자녀의 업무가 채권인수 업무와 관련돼 있어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됐다.

또 BNK자산운용은 김 회장 자녀가 다니던 P2P업체에 투자하기 위한 사모펀드를 설정했고, 해당 펀드는 경남은행을 통해 BNK금융지주 계열사에 판매됐다. 또 BNK캐피탈은 해당 펀드와 관련한 특수목적회사(SPC)에 5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현장검사에 착수했고, 이달 4일 검사를 마쳤다.

김 회장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직무대행을 선임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경영권 승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장 사임서 제출로 인한 그룹의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은) 본인이 임명한 계열사 대표를 제외하고는 지주 회장을 못 하도록 원천봉쇄했다"고 주장했다.

김지완 회장은 2017년 8월 외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BNK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다. 또 2020년 3월 규정을 개정해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중은행의 임원 선임 절차와 차이점이 있다"면서 "임원 추천과 이사 경영진 임면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지만 운영과정의 부적절성에 대해 의견을 내고, 추가 진행과정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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