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 5개 스타트업 창업 지원
LG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LGE 어드벤처' 추진…5개팀 선정
현대차그룹, 스마트 윈도우 필름 개발 등 사내스타트업 3곳 분사
CJ제일제당, 사내벤처 활성화…"신성장 동력 확보 박차"
[더블유스타트업 김하성 기자]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삼성, LG ,현대차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스타트업의 창업지원등 사내벤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의 하반기 우수 과제 5개를 선정해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한다. 지난 5월 분사 창업한 4개 스타트업에 이어 올해에만 9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5개 스타트업을 포함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 임직원 199명이 독립해 57개의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분사하는 5개 스타트업의 사업 계획을 공유하고,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들이 창업자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C랩 스핀오프(회사분할)론칭데이'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최윤호 사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데 큰 박수를 보낸다"며 "C랩을 발판으로 미래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혁신 스타트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랩 인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 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 구현하기 위해 2012년 12월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339개 과제에 1395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C랩 인사이드 과제로 선정되면 1년간 현업을 떠나 아이디어 구현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독립된 연구 공간과 함께 연구비, 과제 운영 자율권 등을 지원 받는다. 과제 결과물이 사내에서 각종 사업에 활용될 경우 파격적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2015년부터는 C랩 인사이드 과제 중 사내 사업화로 연계되지 않았지만 외부 사업성이 있는 과제들은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게 분사한 스타트업들은 삼성전자로부터 초기 사업자금을 투자 형태로 지원받고, 판로 개척과 해외 시장 진출 관련 도움을 받는다.
임직원 창업자들은 퇴직금은 물론 창업 초기 안정적 정착을 위한 창업지원금을 받게 된다. 또 스핀오프 후에도 본인 희망 시 5년내 재입사 기회를 부여하는 등 기업가정신을 가진 젊은 직원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 독립하는 5개 스타트업은 △이미지 인식 기술 기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판독 솔루션 '디아비전(DiaVision)' △가시광 통신 기술을 활용한 무인 매장 혁신 솔루션 '치즈에이드(Cheeseade)' △동작 인식 기술 기반 AI 댄스 게임 플랫폼 '구스랩(GOOSE LAB)' △나만의 신선한 술을 만드는 홈 브루잉 솔루션 '부즈앤버즈(Booze&Buzz)' △개인 맞춤형 족부 보조기 제작 솔루션 '로고스 바이오일렉트로닉스(Logos Bioelectronics)'로, 지난 1년간 삼성전자의 지원 아래 아이디어 구체화 및 시제품 제작 과정을 거쳐 경영진 평가 등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아 스핀오프 대상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6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해 57개 스타트업의 분사 창업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470여개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이 스타트업들이 외부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금액은 총 1000억원을 넘었다. 전체 기업가치도 52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3년차 평균 생존율은 41.5%, 5년차 평균 생존율은 29.2%이지만 C랩 스핀오프 스타트업의 3년차 생존율은 98%, 5년차 생존율은 65%를 기록하며 국내 평균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또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14개의 혁신상을 수상함으로써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2018년 스핀오프한 전기차 충전 솔루션 기업 '에바(EVAR)'는 최근 삼성벤처투자, 국내 주요 자동차 기업 등으로부터 5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향후 구독 충전 연계 사업을 추진중에 있으며 현재 이동식 충전서비스 실증 사업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7년 분사한 AI 피부 분석 서비스 기업 '룰루랩(lululab)'은 B2B 파트너십을 통해 11개국 100여개 이상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해 K-뷰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70만개 이상의 피부데이터를 확보했고, 2023년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발표한 '경제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에서 향후 5년간 C랩을 통해 사내 과제(C랩 인사이드) 200개, 외부 스타트업(C랩 아웃사이드) 300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C랩 인사이드'를 통해 사내벤처 과제 156개,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외부 스타트업 202개 등 총 358개를 지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LGE 어드벤처(LGE+VENTURE)’를 추진한다.
LG전자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사업을 비롯해 제품과 서비스 관련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모를 마쳤다.
서류 심사와 심층 인터뷰를 거쳐 5개팀을 선정한 후 이달중 임직원 투표와 온라인 공개오디션을 진행해 사내벤처팀을 최종 선발한다.
최종 선발된 사내벤처팀은 연말부터 향후 1년 간 과제 개발에만 열중한다. 최종 결과물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회사 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거나 스타트업 형태로 독립할 수 있다.
LG전자는 사내벤처팀의 자율적인 근무를 보장하고 별도의 사무공간, 과제 진행을 위한 지원금, 회사가 보유한 다양한 기술과 네트워크, 외부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의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LG전자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사외벤처, 사내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플랫폼인 ‘LG 아이디어팟’ 등을 운영해 고객가치 기반의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김성욱 LG전자 비즈인큐베이션센터 상무는 "임직원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발굴하고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더욱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2월에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LGE 어드벤처' 1기 2개 팀을 선발했다.
선발된 2팀이 제출한 아이디어는 맞춤형 라이프스타일과 온라인 피트니스 등에 관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일상)에 맞춰 고객에게 새로운 건강관리 방식에 관한 것이다.
LG전자는 선발된 임직원들에게 1년 동안 과제 개발을 위한 지원금과 사무공간 등을 별도로 제공, 사업화를 지원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신사업 분야 사내 스타트업 3곳도 지난 7월 독립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번에 분사한 3개 스타트업은 △햇빛 양을 사용자가 조절하는 스마트 윈도우 필름을 개발한 ‘디폰’ △높은 성능과 작은 크기, 경제성까지 갖춘 자율주행용 고해상도 라이다를 개발하는 ‘오토엘’ △고객이 주도하는 쉽고 편리한 포인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타몬드’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자동차 관련 사업뿐만 아니라 시장성과 혁신성을 갖춘 신사업 영역으로 진출해 현대차그룹과 다양한 업무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디폰’은 창문에 투과되는 햇빛의 양을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는 ‘투과율 가변 윈도우 필름’을 개발했다. 현대차 독자 기술로 제작된 투과율 가변 윈도우 필름은 차량뿐만 아니라 건물에도 적용 가능하다.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시공하기 편리하고, 가격 경쟁력 확보, 유해 자외선 차단, 냉/난방 에너지 절감 등 기존 차광방식이 가진 문제점을 해소한 것이 특징이다.
‘오토엘’은 성능과 크기,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자율주행용 고해상도 라이다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오토엘의 라이다는 기존 라이다의 한계를 뛰어넘어 소형이면서도 주변 환경을 보다 정밀하게 인식할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고 차량 장착도 용이하다. 오토엘은 차량 적용을 위한 가혹조건 검증을 마친 후 완성차사와 협력사에 제품을 제공하고 양산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타몬드’는 고객 참여형 포인트 플랫폼인 ‘포인트 몬스터’로 쉽고 편리한 포인트 사용, 적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포인트 사용을 통해 가맹점으로 등록될 수 있는 ‘선사용 후가맹’ 방식으로 가맹점 등록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지 않더라도 고객 제안을 통해 1분 이내에 제휴할 수 있어, 공급 기업 중심이 아닌 고객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포인트 생활을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임직원들을 지원하고 미래 신사업 추진 동력 창출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벤처플라자’를 운영해왔다. 올해부터는 프로그램 명칭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바꾸고 기존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운영해오던 ‘제로원’ 브랜드와 통합해 자동차 위주에서 다양한 분야로 사업 선발 범위를 넓혔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컴퍼니빌더 지원을 위해 아이디어를 공모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류, 인터뷰, 워크숍, 발표 순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선발된 업체에게 1년간의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회와 함께 최대 3억원의 개발비용을 지원한다.
1년 후에는 사업성, 재무계획, 창업 의지 등을 심의하고 분사 또는 사내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를 제공한다.
사내 스타트업 분사 후에도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사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제로원을 통해 사업 개발 및 확장, 운용 자금 마련,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제도를 통해 그동안 58개 팀을 선발 및 육성했으며 올해까지 모두 25개의 기업을 분사시켰다. 지난해에는 총 10곳의 사내 스타트업이 독립기업으로 출범했으며, 앞으로도 매년 10개 안팎의 사내벤처 기업을 육성 및 분사시킬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객에게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로움과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 경험을 모두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활동과 함께 임직원들의 혁신적,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및 사업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도 사내벤처를 활성화하며 미래준비를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0일 식품사업부문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이노백'을 통해 선정된 '푸드 업사이클링'과 '식물성 대체유' 사업을 새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도전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 함으로써 '혁신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미래준비를 가속화하고자 하는 취지다.
사내벤처 사업화 1호인 '푸드 업사이클링'은 깨진 쌀,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제품화 함으로써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지속가능한 ESG 경영' 개념을 적용한 제품이다. 패키징 역시 쓰고 버린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식물성 대체유'는 현미, 콩 등 식물성(Plant-based) 재료로 만든 우유 대체 식품이다. 두 제품 모두 친환경, 식물성 등 M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춰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에 몰입하는 100일'이라는 의미의 'INNO 100'은 68년 전통의 CJ제일제당이 스타트업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며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올 2월 도입했다. 프로그램에 지원한 직원들은 기존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100일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에만 몰입할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다양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면 누구나 기존의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혁신하는 조직문화가 CJ제일제당의 새로운 DNA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