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트리온1호와 주주간계약 종결… 보유 지분 4097억원에 취득하기로
[이슈앤비즈 김현동 기자] 'HD현대-한국조선해양' 옥상옥 지주회사 체제와 다수 계열사의 중복상장으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됐던 현대삼호중공업이 상장을 포기했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을 철회한 것에 이어 중복상장 이슈가 주목을 받은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트리톤1호 유한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464만7201주를 약 4097억원에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트리온1호는 IMM로즈골드3사모투자전문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로 현대삼호중공업은 2017년 4000억원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트리온1호에 의결권부 전환상환우선주 714만2858주를 배정했다. 당시 현대삼호중공업은 트리온1호와 체결한 주주간 약정에서 발행일로부터 5년 내에 상장을 완료하고, 상장완료 후 1년 간에 걸쳐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게약을 체결했다. 상장완료 시점이 도래하는 시점에서 현대삼호중공업은 상장을 포기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 상장포기로 트리온1호와 맺은 주주간 계약이 종결돼 트리온1호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2667억원에 취득하고, 나머지 금액인 1430억원에 대해서는 현대중공업 지분을 넘겨주기로 했다. 만약 트리온1호가 주주간 계약 종결 조건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한국조선해양은 취득금액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상장을 비롯해 선박건조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이 상장돼 있다. 선박 건조회사 2개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현대삼호중공업까지 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연대는 한국거래소에 주주가치 훼손과 이해상충을 유발하는 자회사 중복상장 반대와 심사기준 강화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저지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상장을 철회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현대삼호중공업과 유사하게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한 상황에서 핵심 자회사를 중복상장하는 경우여서 카카오게임즈 주주 입장에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