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충전금 100% 신탁·지급보증보험 가입 권고에도 보호조치 미실시
구글페이먼트코리아, 섹타나인, 비즈플레이 등은 운용현황 미공시
금융당국이 전자금융업자의 선불충전금 미상환 위험에 대한 보호 강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다수의 전자금융업자가 선불충전금에 대한 이용자 보호 조치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불충전금 운용현황에 대한 적시 공시는 물론이고 100% 외부예치 권고도 따르지 않고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마켓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지난 9월30일 기준 473억5740만1436원이다. 지마켓은 불가피한 사유로 해당 선불충전금을 환급할 수 없게 될 경우를 대비해 2700만원의 선불전자지급수단 상환채무보증보험을 가입했다.
SM하이플러스도 선불충전금 잔액 2752억원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380억원에 대해서만 서울보증보험에 보증보험을 가입했다. 티몬의 경우도 선불충전금(2억3176만7698원) 중 1억5000만원만 상환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전자금융업자 중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무를 등록한 사업자에 대해 이용자 자금 전부를 신탁하거나 전액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고했다. 선불충전금같은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이용자 보호 조치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마련돼 있지 않아 행정지도 형태로 권고한 것이다.
기존 가이드라인은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송금업자에 대해 선불충전금의 전액을 신탁하도록 했고, 비송금업자는 50% 이상을 신탁하도록 했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간편송금 업무를 하지 않더라도 이용자 자금 전부를 신탁 또는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자금융업자 72곳의 선불 충전금 규모는 2조9934억원에 달한다. 선불충전금 잔액이 4461억5800만원(9월30일 기준)에 달하는 카카오페이는 100%에 가까운 4428억9100만원을 신한은행 특정금전신탁에 위탁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선불충전금 1020억4631만4747원 전액을 신탁했다. 토스페이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충전금 약 949억원 중 857억원을 신탁했다. 한국문화진흥은 충전금 502억2000만원에 대해 550억원의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다. NHN페이코, CJ올리브네트웍스, 차이코퍼레이션, 당근페이, 코나아이, 카카오모빌리티 등도 충전금 전액을 신탁하거나 보증보험에 가입해서 이용자를 충분히 보호하고 있다.
다만 이용자에게 선불충전금 규모와 신탁내역, 지급보증보험 가입 여부 등을 알리는 공시 의무를 소홀히 하는 곳이 많았다.
유한회사인 구글페이먼트코리아를 비롯해 SPC그룹의 결제회사인 섹타나인, 로드시스템, 핀샷, 비즈플레이, 센트비, 아이오로라, 유핀테크허브 등이 선불충전금 운용현황에 대한 공시를 하지 않고 있다.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은 전자금융업자에 대해 고객자금 운용 현황을 매 분기말로부터 10일 이내에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권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선불지급 수단과 관련해 이용자예탁금 보호 방안을 보완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플랫폼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그에 걸맞은 이용자예탁금 보호 장치가 미흡해 이용자가 상환 불이행 위험 등에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추가적인 규제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