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스타트업 선태규 기자] 야식을 주문한 뒤 초인종이 울리기에 문 열었더니 정체불명의 물체가 음식을 갖고 다가와 카드결제를 요구한다면 어떨까.
로봇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로봇과는 지금도 동행하고 있으나 친근하게 어깨동무 할 시기가 멀지 않았다. 로봇은 인공지능과 결합해 개발되고 있기에 점차 사람의 모습을 갖춰갈 가능성도 높다.
한국은 2005년 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이 휴보(HUBO)를 개발함으로써 로봇 강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과거 ‘반짝 출현’했던 로봇은 이제 ‘상용화’ 단계에 와 있다. 스타트업들이 ‘로봇세상’을 열어 가고 있다.
◆뉴빌리티, 배달로봇 출시…근거리 배달서비스 예정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최근 상용화 자율주행 배달로봇 모델 ‘뉴비(NEUBIE-01)’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뉴비'는 올해 4분기 서울 강남 등 도심지역에서 자율주행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성공하면 로봇배달 서비스 중 도심 자율주행 첫 상용화 사례가 된다.
뉴빌리티의 로봇 배달 서비스는 지난 9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이달 인천 연수구에서의 첫 배달 임무 수행을 시작으로 서울 도심 등지에서 본격적인 배달 서비스를 진행한다.
'뉴비'에는 복잡한 도심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구현을 위해 다양한 변수를 대비한 기능이 탑재됐다. 10개 이상의 고성능 정밀도를 갖춘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의 기술을 융합해 실시간 도로 상황 등을 인지, 예측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특히 주행 중 마주치는 보행자, 반려동물 등을 감지하고 미리 피하는 인공지능 기술 응용에 주안점을 뒀다.
또 상품을 보내고 받는 고객,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등과 교감할 수 있도록 전면부에 눈 모양의 원형 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하며,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구동부와 적재부를 구분하는 허리띠 형태의 LED 조명을 설치했다. 다양한 색상으로 로봇 상태를 표시해 어두운 곳에서 로봇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뉴빌리티는 다수의 플랫폼 기업, F&B, 리테일 기업들과 배달로봇 서비스 도입을 협의 중에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된다.
뉴빌리티는 지난 7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뉴빌리티는 캡스톤파트너스, 퓨처플레이, 신한캐피탈로부터 14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완료했다.
뉴빌리티 이상민 대표는 “이번에 출시한 뉴비는 도심을 누비는 자율주행 성능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라스트마일 배달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즐거움을 주는 귀엽고 똑똑한 로봇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니, 실외 주행로봇 공개…음식배달 실증 착수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트위니가 27~30일까지 열리는 ‘2021 로보월드’에서 실외 주행로봇을 공개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트위니는 이번 행사에서 실외 주행로봇 실물 공개와 함께 공공 배달앱과 연계한 서비스를 소개할 계획이다.
실외 주행로봇은 3차원 라이다센서와 관성 측정 센서, 인공위성을 이용한 실시간 고정밀 이동 측량 시스템을 통해 자기 위치를 정확하게 추정하고, 스스로 주변 지도를 그리면서 목적지까지 찾아갈 수 있다.
이동 중에 행인 등 장애물을 스스로 회피하며, 최대 30㎜ 단차와 경사도 5도까지 극복할 수 있다.
실외 주행로봇은 공원이나 아파트단지 등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목적지까지 스스로 찾아갈 수 있어 비대면 음식 배달 서비스, 택배 및 분리수거 업무 등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트위니는 지난 20일부터 실외 주행로봇을 활용해 세종중앙공원에서 음식 배달 기능을 수행하는 실증에 착수한 상태다. 이용자가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실외 주행로봇이 주문자 위치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트위니 천영석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실외 주행 로봇은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구현을 위해 다양한 변수를 대비한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라며 “배달 로봇이라는 사용에 맞춰 보안성과 편의성을 더했다”고 말했다.
한편 트위니는 지난 6월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미래에셋증권과 로그인베스트먼트, 아이비케이캐피탈, 와이지인베스트먼트, 이지스투자파트너스, 펜타스톤인베스트먼트, 하랑기술투자, 현대차증권 등이 참여했다.
이로써 트위니는 2017년 시드 투자 3억원, 2019년 시리즈A 투자 40억원 등 누적 투자금 210억원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와이닷츠, 앵무새 로봇으로 ‘치매환자’ 케어
로봇제작 스타트업 ‘와이닷츠’가 최근 최대 3억원의 사업화 자금 지원과 함께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최대 2000만원 상당의 크레딧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고 창업진흥원에서 전담하는 2021년 창업도약패키지 대기업협업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된 것이다.
창업도약패키지는 3~7년 도약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지원사업이며, 선정된 기업은 지원 사업을 통해 사업화 및 도약기 특화 프로그램,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스케일업 프로그램 등을 지원받게 된다.
특히 대기업협업 프로그램은 SK이노베이션, NAVER Cloud, CJ와 협업해 진행되며, 와이닷츠는 NAVER Cloud가 운영하는 ‘이웃 프로그램’에 선정돼 NAVER Cloud의 지원을 받게 된다.
와이닷츠는 앵무새 로봇 ‘피오(PIO)’이란 제품을 연상하면 된다. 피오를 통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수행하고 일상에 로봇이 함께하며 치매 환자를 케어하는 것이 와이닷츠의 목표다.
현재 유병율이 10.2%(2018년 기준)에 달하며 치료와 예방이 매우 힘든 질병으로 알려진 이 질병의 환자를 로봇을 개발해 케어한다는 구상 자체가 독특하고 기특하기만 하다.
와이닷츠는 지난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로부터 1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일부 대기업들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현재 피오를 활용한 프로그램은 친근감을 주는 외형과 목소리, 환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 등에서 타 프로그램과 차별화되고 있다.
이런 점이 부각되면서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마을, 노인종합복지관, 치매전담형 데이케어센터 및 재활요양병원 등에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와이닷츠 윤영섭 대표는 “사업의 핵심은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명확한 효용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심도 깊은 고객 분석에 임상적 검증을 결부시켜 치매예방로봇의 선두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