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스타트업 선태규 기자] 폐기물 산업은 규제 강화와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지속되면서 처리 단가가 상승하는 등 향후 유망한 분야로 분류된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업체의 신규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각시설과 매립시설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주민 동의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하는 등 인허가 과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물론 폐기물 종류도 건설폐기물부터 음식폐기물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물샐 틈 없어 보이는 이 업계의 틈새를 파고 들어 분위기를 바꾸고 새 시장을 만들어 가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전망이 밝아 보이는 업계의 특성상 현재의 스타트업들은 머지 않아 유니콘기업의 면모를 갖출 수도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폐기물 관련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리코, 폐기물 관점 ‘단순 처리’서 ‘친환경 통합관리’로 전환
폐기물 처리 스타트업 리코가 최근 열린 IR 행사 ‘임팩트 다이브(IMPACT DIVE)’에서 우수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다. 임팩트 다이브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산업진흥원(SBA) 서울창업허브 성수가 주관하는 IR 행사다.
폐자원 수거 솔루션 ‘업박스(Upbox)’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폐자원 통합 관리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폐기물에 대한 관점을 ‘단순 처리’에서 ‘친환경 통합관리’로 전환시켰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업박스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을 통해 폐기물 배출자가 배출량, 사용량, 자원화된 폐기물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고객사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배출된 폐자원의 자원화 여부 및 사용량에 따라 저감된 온실가스, 절약한 물 등 환경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리코는 현재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음식폐기물을 수거·운반하고 사료·퇴비로 재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을 디지털 정보로 기록·저장·분석하고 있다. 2019년 1월 업박스 시범서비스 이후 GS리테일, 신세계푸드 등 600여개 이상의 거래처를 확보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관련 시장 규모는 9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폐기물 시장의 밝은 전망과 이 회사만의 획기적인 아이템은 스파크랩과 DSC인베스트먼트, 한화투자증권, D3쥬빌리파트너스 등으로부터 35억원의 초기 단계(시리즈A) 투자를 이끌어냈다.
리코 관계자는 “업박스 서비스가 도입된 2019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총 1만4951톤의 폐자원을 자원화했다”면서 “앞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지역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리하베스트, 오비맥주와 협업…맥주부산물로 간편식 개발 눈길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가 최근 오비맥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맥주 부산물(맥주박)을 이용한 식품들을 개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맥주박을 밀가루와 유사한 리너지가루로 만들어 베이커리, 죽 등 간편대용식이나 가정간편식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하베스트는 올해 초 오비맥주와 함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맥주박 리너지바 펀딩을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상품성을 확인한 바 있다.
리하베스트는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팁스’(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 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기업으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리하베스트는 올해 초 엠와이소셜컴퍼니와 유진투자증권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리하베스트는 식품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적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좋은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 퇴비·사료 등 저부가가치로 이용되고 있는 부산물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듦으로써 친환경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피자, 치킨, 라면, 탕수육 등 우리 국민이 많이 소비하는 음식에 쓰이는 밀가루를 하나씩 리너지가루로 대체해 간다는 계획이다.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는 “최근 오비맥주와의 협업을 통해 맥주박을 활용한 ‘리너지바’와 ‘리너지 그래놀라’ 등의 제품을 출시했다”면서 “향후 논의중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업사이클 할 부산물의 영역과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다 ‘폐기물·IT 접목’ 앱, 선풍적 인기…전국 지자체로 확산
스타트업 ㈜같다(Gatda)의 폐기물과 IT를 접목한 앱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업체는 2018년 터치 한번으로 폐기물 처리비용을 견적 내고 이를 전문 폐기물 수거업체와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 ‘빼기’를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1인 가구 급증 등의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앱 론칭 이후 매월 20% 넘게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 플랫폼은 인천 미추홀구와 연수구, 경기 고양시와 성남시, 수원시, 창원시 등 전국 20여개 지자체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서울 마포구가 폐기물 처리 서비스 제공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마포구 주민은 폐기물 배출 접수, 결제, 운송, 수거현황 확인, 재활용 물품 거래를 모바일로 한 번에 할 수 있게 됐다.
같다는 올해 5월 현재 12만명의 회원 가입자, 누적 8만건 폐기물 수거 신청건수 달성 등의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같다는 올해 초 퀀텀벤처스코리아로부터 1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시리즈A 라운드 목표 투자금 20억원을 모두 유치하는 성과를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같다 고재성 대표는 “폐기물은 꼭 해결할 사회적 문제지만 서비스화한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플랫폼을 출시한 점이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면서 “향후에는 음식물 등까지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