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거래액 746억달러…메가딜 5건 기록
화이자·머크·로슈 대사질환 인수 러시

글로벌 인수합병·M&A(PG)/사진=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글로벌 인수합병·M&A(PG)/사진=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이슈앤비즈 박소란 기자]  올해 3분기 글로벌 제약업계의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2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올해 3분기 제약업계 전체 M&A가 총 78건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8% 줄었다고 집계했다.

다만 대규모 거래가 늘면서 총거래 가치는 240억달러(약 35조원)에서 746억달러(약 109조6천억원)로 210% 증가했다. 평균 거래 규모와 중간값도 각각 178%, 19% 늘었다.

실제 올해 3분기에는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 이상 대형 거래가 11건 체결됐고 50억달러(약 7조3천억원) 이상 '메가 딜'도 5건 성사됐다. 작년 동기에는 10억달러 이상 거래가 9건이었고 50억달러 이상 거래는 전무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미국 화이자는 100억달러(약 14조7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비만치료제 개발업체 멧세라를 인수했다.

멧세라는 경구용·주사형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화이자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개발사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와 멧세라를 두고 번갈아 가격을 높이며 밀고 당기는 인수전을 벌인 끝에 해당 거래를 체결했다.

미국 머크(MSD)도 영국 베로나파마를 10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머크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오투베이어'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했다.

아이큐비아는 "제약업계는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는 '기존 사업 강화형' 인수를 선호하고 있다"며 "특히 시장에 이미 출시됐거나 후기 임상 단계에 있어 리스크가 제거된 자산이 주요 타깃이 됐다"고 분석했다.

질환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항암 분야가 M&A를 주도하고 있지만 비만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 대사질환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스위스 로슈도 MASH 치료제 확보를 위해 최대 35억달러를 들여 미국 89바이오(89bio)를 인수했다.

아이큐비아는 내년에도 제약업계 M&A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의약품 특허 만료를 앞두고 추가 자산 확보에 대한 압박이 커진 데다 글로벌 규제 환경도 점차 안정되며 M&A가 활성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달에만 노보 노디스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등 주요 기업이 1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M&A를 발표했다.

아이큐비아는 "혁신적인 기술과 검증된 자산에 대한 수요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3분기 거래 규모 급등 등을 보면 내년 M&A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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