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장관 “우방 도우며 수익도 올린 성공적 협정”
아르헨 야권 “미국, 통화스와프로 정치 개입”
[이슈앤비즈 박소란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아르헨티나와 체결한 20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 통화스와프의 1차 트랜치(분할실행분)가 이미 실행됐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수익을 냈다"며 "환안정기금을 활용해 중남미 핵심 우방국인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고 수익까지 얻은 '좋은 거래'였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통화스와프로 약 28억달러(약 4조1천억원)가 집행된 것으로 추정하며, 이번 1차분은 아르헨티나 중간선거 전 외환시장 개입 및 국제통화기금(IMF) 외채 이자 상환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아르헨티나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협정에 비밀유지 조항이 있다며 세부조건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정확한 수치는 확인할 수 없으나, 아르헨티나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통해 이미 통화스와프가 발동됐으며 그 규모에 대해 예측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0월 초 아르헨티나 중간선거 전 중남미 핵심 우방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약 20억달러(약 2조9천억원) 규모의 달러 매도를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현지화인 페소를 매입했으며, 아르헨티나는 이를 운용하기 위해 단기 채권을 발행해 미국 측에 제공했다고 알려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이 단기 채권 금리가 연 25% 내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이 환율 안정 효과와 이자 수익을 동시에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 야권은 "미국 정부가 여당의 중간선거를 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으며, 결과적으로 그 도움은 중앙은행의 외채 증가로 이어졌다"고 비난했다.
조국연합(페론당)의 카를로스 카스타네도 하원의원은 “베센트 장관의 조치는 대출이 아닌 단순 환전 거래에 불과하며, 그 결과 아르헨티나가 더 큰 부채를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제장관은 해당 협정의 구체적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현지 일간지 파히나12가 보도했다.
즉, 미국 재무부는 중간선거에 밀레이 정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달러를 팔고 페소를 매입했으며, 선거 후 필요한 달러를 매입하면 환율이 오르기 때문에 이를 스와프를 발동해서 다시 달러를 챙겼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재무부는 환차이익, 단기 채권 금리와 통화스와프 금리까지 세 가지 이익을 챙겼다는 분석이 나오며, 아르헨티나는 스와프 부채를 떠안았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의 "수익을 낸 아주 좋은 거래였다"는 발언이 이를 뒷받침하지만, 통화 스와프 관련 그 어떤 세부 조건도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통화 스와프 1차 트랜치로 아르헨티나의 순외화보유고는 IMF가 요구하는 목표치에서 더 멀어지게 됐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연말까지 최소 100억달러(약 14조5천억원)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가운데, IMF 내부에서도 목표 조정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인포바에 관계자가"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