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미중 무역 긴장·은행 호실적 속 급변동세…반도체지수는 상승
코스피, 상하방 요인 혼재…오후 TSMC 3분기 실적 주목
[이슈앤비즈 박소란 기자]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실적과 최종 타결 전망이 나오는 한미 무역 협상 결과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고 16일 밝혔다.
전날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식용유 교역 중단을 검토하겠다는 발언에 확대된 미중 무역 갈등 우려 속에서도 3,657.28로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3천조원을 돌파했으며,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80조원을 넘겨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장중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내년 매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 데다, 한국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쏠려 있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를 자극한 영향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630억원, 7천510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 긴장 우려와 주요 은행 호실적 소식이 뒤섞이면서 급등락하다 혼조세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0.40%, 0.66% 오른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4% 내렸다.
모건스탠리 등 주요 은행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산업에서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거대 금융회사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증시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중 무역 긴장 우려가 여전한 데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주가를 좋아하지만 증시가 하락한다고 협상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해 투자 심리를 지지하면서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시장의 낙관론을 강화했지만, 미중 무역 갈등과 3주째 계속되는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이 여전히 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0.11%)가 소폭 내린 반면 브로드컴이 2.09% 올랐으며, TSMC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2.96% 상승했다. 이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기술주 강세에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무역 긴장 우려가 여전한 데다, 한국시간 이날 오후 예정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3분기 실적 공개를 주시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
TSMC의 실적이 높아진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반도체주 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기대치를 밑돌 경우 주가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미 무역 협상 진행 상황도 변수로, 장중에 관련 뉴스가 쏟아지면 변동성이 초래될 수 있다.
간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향후 10일 내 한미 무역 협상 타결을 시사한 가운데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금 지출 시 한국 내 외환 위기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양국이 합의한 점은 안도 요인이다.
다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대미 투자금 3천500억달러(약 500조원)를 선불(up front) 지급하기로 했다고 거듭 주장한 점은 시장 불안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지만, 대미 투자의 이행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