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허브 되려는 韓 지원하고 싶어"…리처드 텅 대표 인터뷰
고파이 해결 묻자 '당국 승인·주주 동의' 선결조건 제시
[이슈앤비즈 박소란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리처드 텅 대표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업비트를 이기고 시장에서 1위가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9일 밝혔다.
업비트는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국내 1위 거래소로, 바이낸스가 한국 진출할 경우 넘어야 하는 가장 큰 산이다.
방한 중인 텅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용자를 적절히 보호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업비트와의 경쟁보다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바이낸스는 국내 5위 거래소 고팍스 지분 인수로 한국 진출을 추진했으나, 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등 법적 절차가 지연되면서 발이 묶인 상황이다.
고팍스가 제공하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의 자금 인출 중단에 따른 투자자 배상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까지 총 7천만달러(지급 시점 기준) 규모의 배상을 완료했고, 올해 7월 말 기준 1억2천200만달러의 피해액을 남겨뒀다.
텅 대표는 이와 관련, "우리는 고팍스의 '백기사'"라며 "우리는 여전히 당국 승인과 주주 동의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것이 해결돼야 (고파이 사태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필요한 승인을 받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교류하고 있다"며 "진행 중인 논의는 모두 기밀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향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과 고팍스 주주 동의 등을 거친 뒤에야 고파이 피해자 배상 문제도 매듭지을 수 있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텅 대표는 그럼에도 한국 시장 진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한국은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시장"이라며 "가상자산 허브가 되려는 한국의 야망에 계속 참여하고 지원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산업 규제를 명확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업비트를 포함한 한국의 거래소들을 존중한다"며 "문화, 이용자 소통 등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자 대비 비교 우위로는 약 2억9천만명의 이용자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강력한 이용자 보호 시스템을 내세웠다.
텅 대표는 "바이낸스는 모든 핵심 결정에 있어 이용자를 중심에 둔다"며 "이용자 자산을 보호하고, 최고의 보안과 내부통제를 제공하며, 가장 혁신적인 상품을 도입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도 거래소 해킹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바이낸스를 '피난처'로 찾는다"며 "그들은 우리 플랫폼이 안전하다고 믿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의 잠재적 파트너십 상대도 광범위하게 열어뒀다.
그는 "한국의 전통 금융기관, 핀테크, 가상자산 기업 등과 결제, 스테이블코인 등 여러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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