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3D는 기술로 경험의 경계를 넓히는 시작”
▲ 삼성전자 VD사업부 임동화, 이태관 프로가 무안경 3D 모니터 ‘오디세이 3D’를 직접 분해하며 부품과 기술을 설명/영상=삼성전자
[이슈앤비즈 박소란 기자] 지금까지 3D 콘텐츠에는 ‘불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3D 콘텐츠를 감상하려면 특수 안경이나 HMD(Head-mounted display, 머리에 착용하는 영상 장치)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경을 착용하는 사용자라면 ‘안경 위에 안경’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감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무안경 3차원 경험을 제공하는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이며 3D 경험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시선 추적(Eye Tracking)’과 ‘화면 매핑(View Mapping)’ 등 혁신 기술을 안정화시킨 ‘오디세이 3D(G90XF)’가 그 주인공. 삼성전자 뉴스룸이 ‘3D는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청 경험을 선사하는 오디세이 3D 모니터 개발진을 만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렌티큘러 렌즈’, ‘시선 추적’, ‘화면 매핑’…혁신 기술 삼박자로 즐기는 3D 시청 경험
3D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양안(兩眼) 시차’를 통해 입체 이미지를 구현한다. 사람의 뇌는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각각 다르게 인식하는 시상(視像)으로 거리감을 파악하는데, 오디세이 3D는 별도 착용장비 없이도 좌안과 우안에 각기 알맞은 영상을 정확하게 보여줌으로써 사용자가 3차원 입체 영상을 인식하도록 한다.
“신입사원 당시 ‘구현 불가’ 판정 기술을 제품에 적용해 출시…감회 새로워”
– 삼성전자 VD사업부 임동화 프로
오디세이 3D에서 무안경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술 세 가지가 전면부 카메라를 통한 ‘시선 추적’과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화면 맵핑’, 그리고 빛의 굴절을 이용하여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나오는 영상을 각 눈에 보여지도록 만드는 ‘렌티큘러 렌즈(Lenticular Lens)’이다.
먼저 모니터 전면 상단에 있는 스테레오 카메라가 사용자의 눈을 인식해 추적하며 실시간으로 좌표를 전달한다. 임동화 프로는 “두 개의 카메라가 사람의 두 눈처럼 각각 다른 이미지를 촬영해 사용자 눈의 정확한 위치와 눈과 모니터 간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움직이더라도 완벽한 3D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두 눈의 위치에 따라 각각 보여져야 할 픽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계산, 하나의 이미지로 재조립하는 ‘화면 맵핑’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맵핑된 이미지는 렌티큘러 렌즈를 통해 왼쪽과 오른쪽 눈에 각기 알맞은 이미지가 전달된다.
‘크로스톡을 잡아라’…삼성 기술 노하우 살려 살리는 화질 경험
3D 효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하지만, 미세한 오차만 발생해도 몰입도가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고품질 3D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임 프로는 “크로스톡(Crosstalk, 화면겹침)이라는 것은 왼쪽 눈에 들어와야 할 이미지와 오른쪽 눈에 들어와야 할 이미지가 정확하게 들어오지 않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이는 어지럼증 등 불편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기술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는 부품 제조나 부착 과정에서 미세한 틀어짐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조립 후 세부 조정하는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과정을 거친다”며 “개별 모니터의 특성을 반영한 캘리브레이션 데이터를 각 모니터 내 전용 칩에 입력해 일일이 관리하고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디세이 3D에는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외에도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강화된 시선 추적 알고리즘, 빛의 왜곡과 난반사를 최소화하는 선명한 디스플레이 셀 마감 등 크로스톡을 최소화하고 최고 수준의 3D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기술들이 탑재되었다.
최적화 게임 개발…업계 의기투합으로 시장 확대
오디세이 3D의 진짜 매력은 게임할 때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3D 맞춤형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선도기업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면 그 열매는 사용자들이 즐기게 될 것”
– 이태관 프로
우선 삼성은 모니터 사용자들이 고품질 3D 게임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 가상현실 전문기업 ‘제로 덴시티(Zero Density)’와 협업했다. 사용자들은 윈도우용 3D 콘텐츠 플랫폼 ‘리얼리티 허브(Reality Hub)’를 통해 선별된 3D 게임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2D 사진과 영상도 3D로 변환할 수 있다.
콘텐츠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이태관 프로는 “게임사들도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한다”며 “그 시도 중 하나가 3D 게임”이라고 말했다. 3D 게이밍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게임사들도 조심스레 접근하게 마련인데, 이런 불안요소는 협업으로 극복할 수 있다.
넥슨∙네오플의 신작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개발 단계부터 삼성전자와 협업해 3D 입체감을 극대화한 사례다. 이 프로는 “넥슨∙네오플과의 협력을 통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게임 캐릭터와 배경, 장면 특성뿐 아니라 시네마틱 영상까지 세심하게 조정된 3D입체감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모든 게임 요소가 오디세이 3D 모니터에서 보다 생동감 있게 표현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흩날리는 미세한 입자들이나 빠르게 움직이는 불꽃 등의 표현이나, 게임 중간중간 나오는 시네마틱 컷씬들은 작업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협업을 통해 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카잔에서 설산을 걸어 다니는 장면을 오디세이 3D로 플레이할 때 실제 눈 앞에서 눈발이 휘날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직접 플레이해 보길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한 우리의 연구는 사용자와 미래를 연결하는 여정”
– 이태관 프로
오디세이 3D는 더 몰입감 있는 게이밍 경험을 위한 새로운 도약이다. 이 프로는 “국내외 다양한 게임사들과 만나서 3D 게임 시장 확대를 논의 중”이라며 “보다 많은 게임사와 협업해 보다 많은 3D 게임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도기업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면 그 열매는 사용자들이 즐기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불가능을 가능으로…3D 모니터 시장 리더로 ‘우뚝’
임 프로는 인터뷰 도중 10여 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기술 발전의 흐름을 회상했다. 그는 “신입사원 시절 진행한 3D 기술 관련 회의에서 렌티큘러 렌즈 방식에 ‘현재 기술로 구현 불가’ 판정이 났었다”며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 기술로 3D를 구현하고 제품까지 출시하게 돼 놀랍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프로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한 우리의 연구는 사용자와 미래를 연결하는 여정”이라며 “오디세이 3D는 기술로 경험의 경계를 넓히는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디세이 3D로 게임을 하게 된다면 특정 부분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와우(wow)’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디세이 3D로 경험의 경계를 넓히며 "게이밍 모니터 시장을 선도할 삼성전자의 미래를 기대해 보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