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문에 부응…'윤리 경영'에 방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월 13일 서울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 업무협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월 13일 서울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 업무협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슈앤비즈 김하성 기자]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불법 대출 사건의 충격을 수습키위해 묘책을 찾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이사회에 내부통제 전문가를 충원한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로 흔들린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윤리 경영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지주 이사회 구성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 중 4명이 교체된다.

정찬형 이사는 최장 임기 6년을 다 채워 퇴진하고, 지성배 이사는 자신을 추천한 IMM PE가 과점 주주 지위를 상실해 물러난다.

아울러 지난해 2년 임기로 처음 선임된 박선영·이은주 이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신요환·윤수영·윤인섭 이사 중 2명은 새 인물로 교체된다.

신임 사외이사 중 최소 1명 이상을 과거 다른 곳에서 준법 감시, 윤리 경영 등의 업무를 맡은 내부통제 전문가로 발탁할 방침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외이사 수는 총 7명으로 유지된다.

우리금융은 오는 28일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해 공시하고, 다음 달 26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공식 선임할 계획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근원적으로 혁신하고, 윤리적 기업문화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완 행장은 지난달 취임하면서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를 다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동양생명보험 인수 절차를 신속히 매듭짓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는 우리금융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임종룡 회장이 갑자기 빠지게 되면 거버넌스 관련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 임 회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보험사 인수에 청신호가 켜진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이 대두되는 이유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임 회장이 (사태를) 정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 내 현실적으로 파벌도 존재하고 내부통제가 흐트러진 상황에서 임 회장이 갑자기 빠지게 되면 거버넌스 관련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은행 등의 검사 결과를 밝히면서 임 회장 취임 시기 이후에도 상당 규모 부당 대출이 발생했음을 별도 명시하는 등 '현 경영진 책임론'을 부각해왔다.

이에 이 원장이 임 회장 사퇴를 포함한 거취 정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여론이 제기돼 왔는데 일단 이에 대해 임기를 보장해 준게 아니냐는 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결과 도출은 이와 상관없이 엄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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