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신 애경 회장 "책임 통감…희생자 애도·유가족에 사죄"

 30일 전남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조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전남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조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슈앤비즈 김하성 기자]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이틀째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내달 4일 24시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 경제계도 애도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일부 예정됐던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내년 1월 3일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사 피해자의 넋을 기리며 묵념하는 등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기업인과 경제단체장, 정계 인사, 언론계 대표,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인사 500여명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나, 실제 참석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의는 "무안공항 사고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번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큰 슬픔에 빠져 있을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상의는 이어 "불행한 사고가 조속히 수습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경제계도 안전한 사회 구현을 위한 노력과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도 이날 예정됐던 임원 송년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내년 1월 3일 열릴 시무식에서는 제주항공 참사 피해자를 위한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무협은 애도 성명을 통해 "무역업계는 우리 사회 모두가 하나 돼 이번 사고를 수습하고 아픔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도 이날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께 참담한 심정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창졸간에 가족을 잃어 너무나 황망하실 유족들께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내년 1월 3일로 계획된 신년회 연기를 검토 중이다.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은 전날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사죄했다.

장 회장은 그룹 공개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께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의 말씀을 드리며,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충격과 아픔을 함께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도 사죄드린다"면서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한 이번 사고로 많은 분이 겪고 계신 슬픔과 고통에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장 회장은 그러면서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항공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물산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여객기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애도 조명을 점등한다고 밝혔다.

점등 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고자 정부가 정한 국가 애도 기간 애도 조명을 점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물산은 오는 31일 자정께 예정한 롯데월드타워의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는 취소했다.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 예정된 모든 퍼레이드를 내년 1월 4일까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전날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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