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체들 여름 성수기...유통 채널별로 가격 순차 인상
물가상승률의 4배...라면·과자·빵과 달리 인하행렬 동참안해

서울 시내 아이스크림 판매점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이스크림 판매점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슈앤비즈 김대우 기자]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빙과 업체들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라면, 제과, 제빵 업체들과는 달리 제품 가격 인하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이 9.4%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4배 정도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6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8로 지난해 동월 대비 9.4% 상승했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 2.7%의 4배에 육박한다.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13.7%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5월(14.3%)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후 4월 10.5%, 5월 5.9%로 둔화했으나 지난달 상승 폭이 다시 커졌다.

빙과 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잇따라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하면서 물가 상승률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빙그레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등 빙과 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부터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는데, 이는 대형마트와 할인점,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 따라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편이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2월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의 할인점·일반슈퍼 공급가를 올렸다. 빙그레도 2월부터 메로나와 비비빅, 슈퍼콘 등의 가격을 인상했고, 해태아이스크림은 누가바, 쌍쌍바, 바밤바, 호두마루 등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달에는 롯데웰푸드가 스크류바와 돼지바, 수박바 등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했다. 편의점들이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지만 일시 조치여서 아이스크림 가격 부담은 언제든지 다시 커질 수 있다.

빙과 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을 가격 인상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빙과 업체들의 잇단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은 최근 주요 라면 업체와 제과·제빵 업체들이 정부의 물가 안정 시책에 맞춰 제품 가격을 잇달아 내린 것과는 대조된다.

소비자 단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인지 이익 창출을 위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약 4년간의 가격 담합이 적발된 만큼 담합으로 얻은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차원에서라도 가격 인하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는 아직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저작권자 © 이슈앤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