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은행권 가계대출 3000억원 증가, 기업대출 8.7조 급증
회사채 순상환 지속, 대기업 은행대출로 선회
은행권 수시입출금식예금 두달연속 급감, 정기예금 두달연속 증가세
금리 상승으로 인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속적인 금리 상승으로 은행권으로 이동하는 시중자금은 수시입출금식예금에서 정기예금으로 이동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6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7월 3000억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증가액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로 집단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이 차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가계의 자금흐름이 정체상태라면 기업자금은 직접투자 시장에서 간접투자 시장인 은행 차입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46조1000억원으로 한 달 새 8조7000억원 불었다. 증가 폭은 8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컸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2조2000억원을 포함해 5조8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여건이 어려워지자 대기업 대출도 2조9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와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 모두 8월 기준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회사채는 8월 3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했으나, P-CBO 발행분(6000억원)을 제외하면 순상환 기조가 이어졌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는 3조5000억원이나 늘어났다.
경제주체의 자금수요가 기업대출에서 확대됐다면, 유동성 자금은 정기예금으로 몰렸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8월 말 현재 2208조9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8조7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금식예금이 7월(-53조3000억원)에 이어 8월에도 15조3000억원 빠져나간 반면 정기예금은 7월(+31조7000억원)에 이어 8월에도 21조2000억원 불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8월 한 달간 1조원 증가했다. 국고 여유자금 회수 등의 영향으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6000억원 줄고 주식형펀드와 혼합형 펀드 자금도 모두 줄었다. 특별자산펀드 등 기타펀드와 채권형펀드 자금만 각각 2조원, 8000억원 늘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