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스타트업 김하성 기자]올들어서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기업들이 앞다퉈 스타트업의 창업지원등 사내벤처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AI(인공지능), 로봇, 디지털 헬스, 친환경 등 혁신 기술을 보유한 20개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연말까지 500개(사내 200개, 외부 300개)의 사내벤처와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C랩 아웃사이드 4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공모를 통해 사상 최대인 3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C랩 아웃사이드 4기는 ▲메타버스용 3D 이미지 생성∙공유 플랫폼 기업 '엔닷라이트' ▲Z세대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 ▲기업에게 필요한 법·규제·정책 모니터링 서비스 '코딧' ▲블록체인기반 안전한 연구 데이터 인증·관리 플랫폼 기업 '레드윗' ▲자율 주행 로봇을 활용한 도심형 배달 서비스 업체 '뉴빌리티' ▲개인 맞춤형 영양제 자동 배합 디바이스 플랫폼 기업 '알고케어' ▲디지털 맞춤형 정신건강 케어 솔루션 기업 '포티파이' ▲해조류 부산물을 이용한 패키징 개발 업체 '마린이노베이션' 등으로 구성됐다.
엔닷라이트, 코딧, 레드윗, 알고케어, 포티파이' 등 5개 스타트업은 여성 창업 기업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선발된 20개 스타트업들에게는 ▲사업지원금 1억원 ▲심층 고객 조사 ▲데이터 기반 마케팅 ▲재무 역량 및 IR 컨설팅 등 성장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해 조기 성장을 촉진할 계획이다.
이중 13개 스타트업, 170여명은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입주해 사무 공간과 식사 등 각종 인프라를 지원 받는다.
삼성전자는 사내에 창의적 조직문화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2012년 12월 도입했다.
2015년부터는 우수 사내벤처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수 있도록 스핀오프 제도도 실행하고 있다. 2018년에는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와 창업 지원을 위해 C랩을 외부에 개방한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C랩을 통해 2018년부터 현재까지 총 426개(사내 182개, 외부 244개)의 사내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C랩 아웃사이드로 육성한 244개의 스타트업들은 총 430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혁신 스타트업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며 "C랩 스타트업이 세계를 무대로 과감히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의 글로벌 노하우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LGE 어드벤처(LGE+VENTURE)’ 2기를 선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사업을 비롯해 제품·서비스 관련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했으며 내부 심사와 임직원 투표, 온라인 공개오디션을 거쳐 최종 2개 팀을 선정했다.
이번 LGE 어드벤처 공모에 제안된 아이디어는 100여 개다. 특히 LG전자가 기존에 해오지 않았던 분야에서 이색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 반응도 뜨거웠다.
선발된 2개팀의 아이디어는 각각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소셜 플랫폼, 건강과 놀이를 접목한 피트니스 게임 등이다.
이들은 뉴노멀 시대에 맞춰 고객이 가상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거나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선발된 2개 사내벤처팀은 1년간 자율적인 근무를 보장받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업무에만 열중한다. 또 별도의 사무공간, 과제 진행 지원금,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네트워크, 외부 전문가 컨설팅 등도 지원받는다.
LG전자는 연말에 최종 결과물을 검토한 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회사 내에서 사업화를 진행하거나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LG전자는 앞서 LGE 어드벤처 1기가 지난 1년 동안 개발한 아이디어 가운데 사업성을 인정받은 2개 프로젝트를 회사 내에서 사업화를 추진키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각각 고객들이 화상으로 상호 소통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홈 피트니스 플랫폼과 뇌파를 이용한 스마트 수면케어 솔루션 등에 관한 것이다.
LG전자는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사외벤처, 사내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LG 아이디어팟'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서흥규 LG전자 비즈인큐베이션담당 상무는 "임직원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F·U·N 경험에 기반한 새로운 고객가치를 발굴하고 미래사업에 도전하는 열린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해 분사한 기업이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사내 스타트업으로 창업해 분사한 자동차용품 개발·유통 업체 오토앤이 지난 1월 20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분사한 뒤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첫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매년 10개 안팎의 스타트업이 분사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토앤은 업계와 주식시장의 큰 관심을 받으며 상장 첫날을 포함해 이틀 연속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오토앤은 자동차와 관련된 용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유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다. 2008년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2012년 분사했다.
오토앤은 H·기아 제뉴인 액세서리 등 차량용 추가장착(커스터마이징) 옵션 개발 및 판매, 블루·기아멤버스 포인트몰 운영, 차량 정비 서비스 거점인 블루핸즈·오토큐 지원 등 현대차그룹과 지속해서 협력 및 상생하며 성장을 거듭했고, 분사 8년 만인 2020년에는 연결 기준 4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임직원들을 지원하고 미래 신사업 추진 동력 창출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벤처플라자’를 운영해왔다.
지난해부터는 프로그램 명칭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바꾸고 기존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운영해오던 ‘제로원’ 브랜드와 통합해 자동차 위주에서 다양한 유망 신사업 분야로 사업 선발 범위를 넓혔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컴퍼니빌더 지원을 위해 아이디어를 공모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류, 인터뷰, 워크숍, 발표순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선발된 업체에 1년간의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회와 함께 최대 3억 원의 개발비용을 지원한다.
1년 후에는 사업성, 재무계획, 창업 의지 등을 심의하고 분사 또는 사내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의 분사 후에도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제로원을 통해 사업 개발 및 확장, 운용 자금 마련,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제도를 통해 그동안 67개 팀을 선발 및 육성했으며 지난해까지 모두 26개의 기업이 분사했다.
현대차그룹에서 분사한 기업들은 2020년 말 기준으로 모두 합쳐 약 700명의 일자리와 27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창출했다.
지난해에는 오토엘, 디폰, 데이타몬드, 보다에이아이 4곳의 사내 스타트업이 독립기업으로 출범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사내벤처를 통해 선보인 비대면 식탁 주문 서비스 ‘스마트찹찹’을 수도권 60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스마트찹찹’은 2020년 사내벤처 3기에서 최종 선발된 아이템이다. QR코드를 통해 비대면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테이블 오더 서비스다.
롯데칠성음료는 사내벤처에서 발굴한 비대면 테이블주문서비스 ‘스마트찹찹’을 더 많은 매장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찹찹은 2020년 사내벤처 3기에서 최종 선발된 사업으로 QR코드를 통해 비대면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수도권 60개 매장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
스마트찹찹은 간단한 QR코드 인증방식으로 고객들이 별도의 전용 어플을 설치하지 않아도 비대면 주문이 가능하다. 매장 탁자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메뉴 확인부터 주문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금융권에선 교보생명이 올해부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혁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교보 사내벤처제도’를 본격 출범했다.
‘교보 사내벤처제도’는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개발하고 신사업 추진을 강화하기 위한 ‘양손잡이 경영’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교보생명은 전문가 심사와 워크숍, 데모데이 등을 거쳐 문화, 콘텐츠, 투자 등 다양한 분야의 9개 팀을 선발했으며,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예비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책을 읽고 실시간으로 감상을 나눌 수 있는 ‘비대면 독서 모임’, 눈앞의 유적지를 보며 맞춤형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여행 가이드’ 등이 이번 사내벤처제도를 통해 선정됐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1년간 사내벤처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성을 검증하고 사업화와 창업 준비를 도울 예정이다.
사내벤처 9개 팀은 애자일(Agile) 방식을 통해 MVP(Minimum Viable Product·최소기능제품)를 만들고 사업모델을 개선하며 디지털 시대 조직문화 혁신에 앞장선다. 이들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지정돼 앱 개발, 사업화 자금, 투자자 유치 등을 지원받게 된다.
교보생명은 1년간의 사내벤처 육성 과정을 거쳐 양면 플랫폼 앱을 개발하고, 사내 사업화나 독립 분사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필요 시 창업 지원금을 지원하고 지분투자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사내벤처 전용 펀드 조성 등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연계 투자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