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스타트업 선태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건강과 고품질 식료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푸드테크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음식에 IT를 접목한 푸드테크 또한 스타트업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푸드테크 기업들이 낮설게 느껴지겠으나 사실 전혀 낯설지 않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배달앱이 푸드테크 범주에 들기 때문이다.
음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좋은 반응도 얻고 있는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을 살펴보자.
◆설로인, 소고기 품질 표준화 통해 ‘온라인 구매 신뢰감’ 끌어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설로인이 최근 16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설로인은 2019년 하나벤처스의 시드투자를 시작으로 누적 투자금액 22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 투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대부분 기존 투자사가 참여했고, SV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SL인베스트먼트, 원익파트너스 등이 신규 투자했다.
‘설로인’은 프리미엄 숙성 한우 전문 브랜드이기도 하다. 한우 경매사가 전국에서 엄선한 한우를 서울대 출신 연구팀이 숙성하는 등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최고의 고기를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을 브랜드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정육점, R&D 센터, 육가공장 등 숙성 한우에 관한 모든 기반을 갖고 있으며, 프리미엄 한우 음식점 ‘삼정하누’는 설로인의 외식업 브랜드다.
설로인은 온라인 몰 중심으로 성장해 B2C 온라인 매출이 전년대비 30배 성장했고, 미슐랭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공급하는 B2B 사업도 코로나에도 불구, 신규 거래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설로인은 소고기 품질 표준화를 이뤄내 온라인으로 구매해도 만족스러울 것이란 소비자의 믿음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로인은 신규사업으로 SaaS 기반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활용한 B2B 플랫폼으로 육류 도매시장의 효율화를 수행할 계획이다.
기존 플랫폼은 대형 수입사와 냉동육 중심으로 서비스가 설계돼 있어 소규모 육가공사가 다수를 이루는 한우·한돈 산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설로인은 B2B 사업자간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2022년에 오픈할 계획이다.
설로인 변준원 대표는 “이번 투자액으로 연간 매출 2000억원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를 신축할 계획”이라며 “그동안의 R&D 연구 결과물을 스마트 팩토리에 적용해 압도적 품질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비랩, 카메라센서·AI 적용 솔루션 통해 식자재 ‘비용 효율화’ 달성
푸드테크 스타트업 누비랩은 최근 네이버가 신규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 D2SF(D2 Startup Factory)는 “연간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은 국내 20조 원, 글로벌 1.2조 달러 규모에 달하고 있다”며 “누비랩은 음식물 쓰레기를 절감하는 ESG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 효용 및 서비스 고도화까지 실현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며 향후 디지털 헬스 솔루션으로의 성장 또한 기대한다”고 밝혔다.
누비랩은 카메라 센서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식사 전후의 음식 이미지를 비교 분석해, 섭취한 음식과 남긴 음식 각각의 종류 및 양을 파악하는 솔루션을 갖고 있다.
1초 내에 95% 이상의 정확도로 실제 음식물 섭취량을 기록 및 분석함으로써, 과잉생산을 방지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식자재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다.
누비랩의 솔루션은 학교, 관공서, 군부대, 기업 등 단체 급식소를 대상으로 하며 이미 전국 22개 급식소에 솔루션을 적용해 음식물쓰레기 절감 효과 등을 입증했다.
특히 누비랩은 잔반량을 측정하기 위해 ‘누비스캔’이라는 푸드 스캐너를 개발했다.
AI 기능을 탑재한 스캐너 밑에 식판을 갖다 대면 음식 종류와 양을 파악해 영양 성분과 칼로리를 알 수 있다. 또 영양 성분 및 칼로리 연동 분석도 용이해 학부모 대상으로 아이들의 식습관 및 영양 분석 리포트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 기능은 학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누비랩 김대훈 대표는 “누비랩 솔루션은 음식물 섭취량 기록·분석에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여 학교 이외에도 각종 관공서, 군부대, 민간기업 등에서 협업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솔루션 효과가 학생들의 환경보호 의식을 고취하는 교육적 효과까지 지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년만에 ‘블리스’ 구독고객 계정 1000개 넘어서
푸드테크 스타트업 브라운백커피의 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 브랜드 ‘블리스 바이 브라운백’이 서비스 개시 2년만에 고객 계정 1000개를 넘어섰다. 커피업계의 구독경제를 선도하는 모습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블리스는 계정당 하루 평균 5000원의 비용으로 ▲원두 ▲커피 머신 ▲관리 등 통합적인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고객은 사무실 또는 휴게장소에 블리스의 커피 머신을 비치하기만 하면 간편하게 전문점 수준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2019년 첫 베타서비스를 제공하던 당시만 해도 49개에 그쳤던 블리스 구독 계정은 불과 2년 만에 2000% 이상 성장했다.
블리스의 고객사 리스트에는 삼성전자, 카카오, 기아자동차, 토스, KB국민은행, KT&G 등 국내 대기업과 유니콘기업, 국회, 국방부, 서울특별시 교육청 등 주요 공공기관 등이 올라와 있다.
‘블리스 바이 브라운백’의 계정 급증은 고객충성도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는 투자유치로 연결됐다.
지난 27일 브라운백커피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 규모의 Pre-A 투자를 유치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브라운백커피는 레드오션으로 여겨지는 커피시장에서 구독 비즈니스 ‘블리스’를 론칭, 99.8%에 달하는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구독경제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빅테크 기반 글로벌 콘텐츠 기업 평균 리텐션이 연간 기준 70%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블리스의 성과는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브라운백커피 손중수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를 발판으로 데이터 기반 구독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디스플레이, 통신 기능을 갖춘 차세대 커피 머신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