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스타트업 김하성 기자]정부는 기술개발(R&D)-투자-보증-융자가 결합한 맞춤형 복합금융 제도를 마련해 2022년까지 벤처·스타트업 3000개사에 3조원을 지원한다.이를 통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주는 한편 2만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수립한 ‘기술기반 벤처·스타트업 복합금융 지원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명실상부한 ‘벤처 4대강국’에 자리매김 하기 위해 기술기반 창업·벤처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기술개발(R&D)-투자-보증-융자가 결합된 맞춤형 복합금융 제도를 신설한다.
우선 정부는 벤처투자법을 개정해 ‘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 투자조건부 융자는 융자기관이 벤처투자를 이미 받았고 후속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게 저리 융자를 해주는 대신, 소액의 지분인수권을 받는 제도다.
융자기관 입장에서는 후속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게 융자를 해줘 회수 가능성을 높이고 지분인수권을 통해 기업이 성장했을 때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융자를 받아 기업을 성장시켜 후속투자 가능성을 더 높이고, 투자가 아닌 융자이기 때문에 창업자 등의 지분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중기부는 법 개정 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정책융자를 통해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추후 다른 공적기금과 민간 금융기관 등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법 개정에 앞서 투자조건부 융자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 기술보증기금 ‘투자옵션부 보증’을 연 2000억원 규모로 확대키로 했다. 특히 보증액의 일부를 특허(IP) 지분으로 전환(융자상환)하는 방식의 ‘특허(IP) 투자옵션부 보증’도 새롭게 도입한다.
투자옵션부 보증도 투자조건부 융자와 유사하게 보증기관이 보증금액의 일부를 보증대상기업의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특허(IP) 투자옵션부 보증은 기업 지분이 아닌 특허(IP) 소유권의 지분으로 전환한다.
초기 창업기업 등에 대한 벤처투자 촉진·투자방식 다양화를 위해 실리콘밸리 등에서 활용되는 ‘조건부 지분전환계약(Convertible Note)’ 제도도 도입한다.
‘조건부 지분전환계약’은 후속투자가 실행되지 않으면 투자기간 동안 원리금을 받고, 후속투자가 실행되면 상법상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계약 형태이다.
정부 기술개발 과제의 사업화를 돕는 복합금융 제도도 확대된다. 기업의 기존 채무 등을 보지 않고 기술개발 성공과제의 사업화 가능성을 평가해 기술보증·사업화자금 대출을 병행 지원하는 ‘프로젝트 단위 기술개발(R&D) 사업화금융’을 2021~2022년 5000억원 규모로 신설한다.
기술개발과 벤처투자가 연계된 투자형 기술개발을 2020년 165억원에서 올해 335억원으로 확대하고 기술개발과 보증이 연계된 후불형 기술개발 지원규모도 지난해 308억원에서 올해 545억원으로 확대한다.
녹색 기술개발 과제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화폐단위로 평가해 금융을 지원하는 ‘탄소가치평가 기반 그린뉴딜 보증’도 올해부터 본격 실시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의 기술보증기금 출연 등 중기부, 산업통상자원부 협업을 통해 연 4500억원 규모로 제공될 예정이다.
벤처투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복합금융 제도를 보강한다.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보증제도가 도입하며 벤처펀드의 신속한 결성과 집행을 위해 일시적인 출자금 확보를 위한 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행 45%인 비수도권 기업 투자비중도 ’25년까지 연간 투자액의 65% 이상이 되도록 운영한다.
코로나19로 일시적인 애로를 겪고 있거나 비수도권 소재 기업을 위해서는 ‘버팀목펀드’ 1600억원, ‘지역뉴딜 벤처펀드’ 4개 권역에 최대 5000억원을 조성해 투자한다.
‘버팀목펀드’는 대면 기회가 감소한 공연, 여행‧관광, 도소매, 수출 감소기업 등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며 ‘지역뉴딜 벤처펀드’는 부산지역에 시범 조성 후 권역별로 확대한다.
기업과 투자자간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고 기술기업에 대한 신속한 투자를 위해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해 ‘(가칭)벤처투자 인공지능 온라인 매칭플랫폼’을 2022년까지 구축해 나간다.
이를 통해 기업과 투자자는 투자가능성 등을 상호 탐색하고 연결할 수 있다.
비수도권 기업 초기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역 엔젤투자허브’도 올해 2곳을 조성하고 기업과 투자자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벤처투자가 선방하고 벤처·유니콘 기업이 코스피 3000-코스닥 1000을 견인하는 주역으로 부상하는 등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은 제2벤처붐의 실현과 대한민국 벤처 생태계의 저력을 보여준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온 제2벤처붐의 열기가 사그러들지 않도록, 중기부는 이번에 마련된 '기술 창업·벤처기업 맞춤형 복합금융'을 차질없이 이행해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주역이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