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스타트업 두가온 기자]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67년만에 보신각 타종없이 맞이한 2021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것이 표준이 되는 '뉴노멀(New normal)'이 본격적으로 도래했음을 알리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꿨고 국내 스타트업들은 그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으로 외부활동이 제한될 때 앞다퉈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하는가 하면 위축된 소비시장을 회복하기 위해 색다른 방법의 판매 방식을 도입해 소비촉진을 유도하기도 했다.
비록 지난해 스타트업들의 성장세는 주춤했지만 이와 같은 성과로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작년 11월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지난 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전년 대비 15.4% 하락한 41%로 나타났지만 올해 전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전년 대비 2.1% 상승한 57.8%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특히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에듀테크, 라이브커머스, 멘탈케어 스타트업들은 많은 벤처투자자(VC)들로 부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유망 스타트업 분야로 꼽히고 있다.
◆ 교육의 뉴노멀, 에듀테크 스타트업
작년 성장한 비대면 스타트업 중 두드러지는 것은 단연 교육분야다.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중지된 초·중·고교학생 그리고 대학생 까지 온라인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한 온라인 수업을 경험했다.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되자 여러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며 시장 확보에 나섰다.
2012년 설립한 '클래스팅'은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 중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전국 학교 90% 이상이 이 서비스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학생 출결부터 학생과 교사간 소통, 학급관리, 인공지능(AI) 기반 개별화 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클래스팅은 교육부가 사용을 권장하기도 했다.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인구가 증가하며 '어른들을 위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의 활약도 눈에 띈다. 지난해 7월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취미생활·자기계발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20~59세 남녀 중 76%가 코로나19에 영향 없이 자기계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자기계발 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응답은 약 61%였다.
다양한 자기계발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의 경우 작년 1월에 비해 8월 거래액이 160% 상승했고 동일 기간 누적 회원 수는 2배 가까이 많아졌다. 이와 같이 비대면 시대를 맞이한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의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홀론IQ에 따르면 에듀테크 시장규모는 2025년 342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지난해 4월 교육부와 함께 에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온라인 쇼핑의 진화, 라이브커머스
쇼핑몰 홈페이지 관리에서 고객 관리까지 해결하는 통합 솔루션 부터 제품의 발송과 반품, 재고까지 관리하는 물류 솔루션까지 온라인 쇼핑몰 관련 서비스는 다양하다. 매년 새로운 서비스와 함께 변화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최근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의 등장으로 또 한번 전환점을 맞이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 채널의 실시간으로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TV홈쇼핑과 유사하지만 호스트의 일방적 제품 소개로 진행되는 홈쇼핑과는 다르게 라이브커머스는 호스트와 시청자가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어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호스트보다 상품에 집중되는 홈쇼핑에 비해 시청자에게 익숙한 인플루언서가 호스트로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는 기존의 홈쇼핑에 비해 높은 구매 전환률을 기록하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rargram)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하루에도 수많은 인플루언서가 탄생하는 요즘 시대에 적합한 판매방식이다.
'그립(Grip)'은 국내 최초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인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그리퍼'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진행중인 방송을 10분 이상 시청하면 쿠폰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립의 등장 이후 네이버, 카카오 등 여러 기업들도 라이브커머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전통 유통업체인 백화점도 그립과 협업하거나 독자적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하고 있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다르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올해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됐으며 2023년까지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 멘탈데믹 위험, 멘탈케어 스타트업의 등장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블루부터 공동체에 우울감이 전염되는 '멘탈데믹(Mental Pandemic)' 등 새로운 용어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4월 전국 17개 광역시도 1500명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을 설문한 결과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로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는 '캄(Calm)', '라일라헬스(Lyrahealth)' 등 멘탈케어 스타트업들이 정신건강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멘탈케어 스타트업 사례가 적어 관련 산업의 규모도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심리상담 메신저 '트로스트'를 운영하는 휴마트컴퍼니는 지난해 10월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 소식을 전하며 멘탈케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렸다. 2016년 런칭한 트로스트는 현재 100여명의 전문 심리상담가가 3만5000명의 유료 고객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하며 약 30만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트로스트를 시작으로 마보, 마인드카페 등 다양한 멘탈케어 스타트업이 사람들에게 명상,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마음챙김명상' 앱을 선보이는 마보가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며 대기업에서도 멘탈케어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국내 시장 규모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멘탈케어 시장이지만 지난해 1~6월 사이 코로나19로 인해 심리상담을 받은 인원이 약 37만명에 이를 정도로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