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6월 성수동에서 지역스타트업의 활성화를 위해 로컬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출범식'을 개최했다. / 사진=중기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6월 성수동에서 지역스타트업의 활성화를 위해 로컬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출범식'을 개최했다. / 사진=중기부

[더블유스타트업 두가온 기자] 수도권 과밀화 지방소멸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지금, 지역 스타트업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역의 특색을 기반으로 탄생하는 지역 스타트업은 침체된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많은 긍정적 효과를 창출한다.

'제주로부터 온 맥주', 제주맥주가 내년 상반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 수제맥주 업체 중 최초 기업공개 사례다.

제주맥주는 2015년 제주 한림읍에서 '제주브루어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현재는 전국에서 사랑받는 맥주 브랜드가 됐다. 제주도의 특색을 살린 맥주 캔 디자인으로 제주도를 알리고 맥주가 만들어지는 양조장 관광사업으로 관광객을 유치한다.

흑돼지, 고등어회 등 제주도 특산품과 궁합을 고려해 만든 제주맥주는 지역스타트업으로 자리잡은 로컬크리에이터의 대표적 사례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의 자원과 특성 등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창업가를 말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은 지난 6월 로컬크리에이터의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140개 과제를 선정했다. 그리고 출범식을 통해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슬로건으로 로컬크리에이터를 지역 스타트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이에 지역의 특색을 살린 으능정이브루어리, 해녀의부엌, RTBP얼라이언스 등 지역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으능정이브루어리는 대전의 특색을 가득 담은 전통주를 제조한다. / 사진=중기부
으능정이브루어리는 대전의 특색을 가득 담은 전통주를 제조한다. / 사진=중기부

◆ 전통주를 통한 '도시형 6차산업', 으능정이브루어리

으능정이브루어리는 대전 지역의 스타트업이다. 으능정이는 대전 은행동의 옛 이름이다.

국내 최초 새활용(버려지는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해 가치가 높은 물건으로 재탄생 시키는 활동) 양조장을 보유한 으능정이브루어리는 단순히 술만 만드는 것을 넘어 지역 전통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밝힌다.

이들은 은행으로 만든 '으능정이 막걸리'와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 성심당의 호밀빵 부스러기로 만든 '크바스 맥주'를 비롯해 10여종의 지역특산주를 개발해 대전을 대표하는 지역특산주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은행동삼정가상인회의 청년상인 육성 지원 사업을 받아 시작한 으능정이브루어리는 은행동 시장의 상인들과 함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전의 특색을 가득 담아낸 전통주를 제조하는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새싹인삼 스마트팜으로 도시농업을 통해 인삼을 자체적으로 재배한다. 그리고 이를 활용한 새싹 인삼주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으능정이브루어리는 이를 통해 도시농업을 추진하는 1차산업, 원료를 가공해 친환경 전통주를 만드는 2차산업, 양조장 체험으로 제공하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통한 3차 산업, 세 가지로 도시형 6차 산업을 조성중이다. 

대전을 찾는 이유가 으능정이 막걸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이들은 지난 10월 포스코와 기술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녀의부엌은 제주도 해녀의 이야기가 담긴 연극과 해녀가 채취한 신선한 해산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식당이다. / 사진=중기부
해녀의부엌은 제주도 해녀의 이야기가 담긴 연극과 해녀가 채취한 신선한 해산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식당이다. / 사진=중기부

◆ 눈으로 입으로 체험하는 제주 해녀의 삶, 해녀의부엌

해녀의부엌은 제주도 지역의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선보이고 해녀가 채취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판매하는 융복합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야기가 있는 식당, 해녀의부엌을 설립한 김하원 대표는 제주도 출신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한 그녀의 삶은 미국유학을 앞두고 잠시 제주도에 내려간 순간 달라졌다.

어머니와 대화를 하던 그녀는 톳, 뿔소라 등 제주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산물들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진행되는 연극이 어우러진 식당의 사례를 참고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 선배들과 해녀의 부엌을 만들었다. 이들은 버려진 어판장을 활용해 공연장을 꾸리고 제주 해녀들의 사연을 수집했다.

그렇게 수집한 실제 해녀의 스토리로 연극 무대를 꾸리고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수입해 음식을 만든다.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두시간동안 연극을 보고 제공되는 음식을 먹는다.

해녀의부엌은유통의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해녀들이 채취한 뿔소라와 직접 만든 간장 등이 이곳을 거쳐 전국으로 유통된다. 

최근 기업 평가에서 15억원 가치를 인정 받은 해녀의 부엌은 다른 지역에 다른 콘텐츠와 타겟으로 2호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RTBP얼라이언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 영도 지역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사진=중기부
RTBP얼라이언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 영도 지역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사진=중기부

◆ "돌아와요 부산항에", RTBP 얼라이언스

RTBP얼라이언스는 부산 지역의 스타트업이다. RTBP는 '돌아와요 부산항에(Return To the Busan Port)'에서 따왔다.

이들은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것 안에서 쓸모를 찾아내 가치를 찾는다. 

처음의 프로젝트 '플랫폼135'는 주변에 일을 잃은 기술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일감이 떨어진 조선 기자재 공장을 전환해 제조업과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의 공유공간을 조성했다.

그 다음 프로젝트 '끄티'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선박용 발전기를 제조하던 공장을 재구성해 지역 예술가들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매일 다른 방식의 전시가 열린다.

세 번째는 주거공간 프로젝트 '비탈788'이다. 영도 봉산마을의 빈집 100채를 숙소로 활용해 마을의 이야기를 소재로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체험형 리조트의 일환이다. 

부산 영도에서 나고 자란 김철우 대표는 황폐해지는 자신의 고향을 살리기 위해 RTBP를 설립하고 영도를 천천히 되살리고 있다. 

RTBP의 궁극적인 목표는 로컬 커뮤니티와 개인이 가진 문화와 역사를 다음 세대로 전승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람과 공간에 집중하고 낡고 익숙한 것의 가치를 발견하며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도 지속가능한 삶을 구축한다. 
 

저작권자 © 이슈앤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