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미국 승인만 남았다"
에어인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슈앤비즈 김하성 기자]3년 넘게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 중 하나였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합병 승인만 남겨둔채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유일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인 에어인천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다음 달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이후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심사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기존의 경쟁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국가기간산업인 항공화물 산업의 성장을 위해 모든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며 "유연한 협의를 통해 조속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신주 인수계약 거래 종결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2년 설립된 에어인천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다.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인수를 마치면 단숨에 국내 항공 화물사업 2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72만5000t)의 국제 항공화물 수송 실적을 합하면 76만t 이상이다. 인수 후 에어인천의 화물 수송 실적은 1위 대한항공(지난해 146만4000t)에 이은 2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EU가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내건 두 가지 조건 중 하나인 '화물사업 매각'의 이행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U의 최종 승인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면서 이제 두 항공사의 합병까지는 사실상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하고 13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을 포함한 선행 절차가 오는 10월께 끝날 것으로 보고 연말까지 지분 인수 및 화물사업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은 지난 2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 밝힌바 있다.
미국 당국의 승인이 있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 통합까지는 2년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이때까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립 운영되며, 이후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할 예정이다.
동시에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 저비용항공사(LCC)의 통합 절차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