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배구조]'책임경영' 극과 극… 셀트리온·KCC vs. DL·코오롱·미래에셋

셀트리온, 서정민 명예회장 장남·차남 지분 0%로 이사회 의장 맡아…총수일가 이사등재 100% 전체 등기이사 중 총수일가 비율 KCC 41.7%, 반도홀딩스 33.3% OCI그룹, 이우현 부회장 OCI 지분 5%만으로 디씨알이·부광약품·비앤오바이오 이사회 참여 코오롱 2018년 이웅열 명예회장 사내이사 퇴임…DL 2020년 이해욱 회장 사내이사 연임좌절 미래에셋, 2014년부터 총수일가 등기이사 비율 0%

2022-12-30     김현동 기자

[이슈앤비즈 김현동 기자] 대규모기업집단 중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 명예회장과 총수일가가 지배주주면서 등기이사로 전체 계열사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CC그룹과 OCI그룹, MDM, SM그룹 등도 총수일가의 경영권 참여 비중이 계열사 절반 이상에 달했다. KCC는 전체 등기이사 중 총수일가의 등재 비중이 가장 높기도 했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전체 계열사 7곳 모두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됐다. 셀트리온그룹은 2021년 이전에는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중이 70%대였지만, 2021년 5월부터 총수일가의 이사등재 비율이 100%로 올라섰다.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서정진 명예회장이 97.19%의 지분율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장남인 서진석 사내이사는 2021년부터 셀트리온홀딩스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 외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고 있다. 서진석 이사회 의장은 셀트리온홀딩스를 비롯한 셀트리온 계열사에 대한 지분이 전무하다. 그럼에도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 역시 의결권있는 지분이 없음에도 사내이사로서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KCC그룹도 가족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다. KCC그룹은 정상영 명예회장의 세 아들인 정몽진 KCC 회장과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이 각각 KCC 최대주주면서 이사회 의장, KCC글라스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 KCC건설 최대주주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소유권과 함께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정몽익 회장은 금강레저 사내이사도 겸하고 있다. 이들 외에 세우실업, 동주상사, 동주, 대호포장, 동주피앤지, 케이씨더블유, 신한벽지 등은 친인척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세우실업, 동주, 동주피앤지 등은 조병태 ㈜동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조병태 대표이사는 정몽진 회장의 외삼촌이다. KCC그룹은 전체 계열사 14개사 중 9곳에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돼 있다. 또 KCC그룹은 전체 등기이사 48명 중 20명(41.7%)가 총수일가여서 전체 대규모기업집단 중 등기이사 중 총수일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OCI그룹도 이우현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이사회를 통한 경영권 행사비율이 높은 곳이다. OCI 대표이사인 이우현 부회장은 디씨알이 기타비상무이사, 부광약품 대표이사, 비앤오바이오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우현 부회장은 OCI그룹 계열사 중에서 OCI가 지분(5.04%)를 갖고 있을 뿐이다.

MDM그룹도 문태현 회장이 MDM 최대주주면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문 회장 외에 4촌인 문태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이고, 자녀인 문현정 MDM플러스 사장도 사내이사다. 문주현 회장은 MDM 외에 MDM글로벌, MDM플러스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문현정 사장은 MDM, 쏘울컬렉션, MDM에프엔씨, MDM플러스 사내이사로 경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문 회장의 자녀인 문초연씨는 MDM글로벌 최대주주(100%)이고 문현정 사장과 함께 MDM플러스 공동 최대주주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문 회장의 배우자인 민혜정씨도 MDM 지분 5%를 보유하고 있지만, 계열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있다. MDM그룹은 전체 등기이사 44명 중 14명(31.8%)가 총수일가로 구성돼 있다. 

SM그룹도 총수일가의 계열사 이사등재 비율이 절반 이상이다. 우오현 회장은 대한해운과 남선알미늄, 삼라, 우방, 울산방송, 경남기업, 대한상선, 동아건설산업, SM상선, SM스틸, 우방산업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TK케미칼은 이사회 의장까지 맡고 있고, SM하이플러스의 기타비상무이사이기도 하다. 우오현 회장의 장남인 우기원 우방 부사장은 나진 대표이사, 삼라마이다스·신촌역사·신촌역사개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우 부사장은 삼라와 우방산업의 감사도 겸하고 있다.

셀트리온, KCC, OCI, MDM, SM, 반도홀딩스 등이 총수일가가 직접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곳이라면 DL, 미래에셋, 넥슨, 코오롱, 이랜드, 태광 등은 총수일가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다.

DL그룹은 2011년부터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이해욱 회장이 옛 대림산업(현 DL)의 사내이사로 등재됐으나, 강성부 펀드의 경영참여 영향으로 사내이사 연임이 좌절됐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의 최대주주이자 DL건설의 주주 외에 직접적인 경영권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그룹도 박현주 회장이 계열사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곳이 없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대주주로서, 2009년부터 2014년 3월까지 계열사 중 유일하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등기임원을 맡았었다.

넥슨, 코오롱, 이랜드, 태광 등도 전체 계열사 중에서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곳이 없는 기업집단이다. 넥슨그룹의 경우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부인 유정현씨가 NXC의 감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