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분석]쿠팡·농협·HL그룹, 물류 내부거래 100%…농심, 친인척기업에 일감몰아주기

쿠팡,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로지스틱스·쿠팡이츠서비스에 물류일감 집중 농협, 농협물류 물류매출 독점 HL, HL홀딩스 통해 물류창고 운영과 운송·포장, 용역까지 맡아 농심, 신동원 회장 3촌 소유 전일운수·반도통운에 물류매출 집중

2022-12-08     김현동 기자

[이슈앤비즈 김현동 기자]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쿠팡·농협·HL그룹은 계열회사에 대한 물류 매출액이 물류 서비스 매출액의 전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 하이트진로, 농심의 경우에도 특정 물류 계열사를 통한 물류 매출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에 따르면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지난해 쿠팡,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씨피엘비 등 국내 계열사에 대한 물류매출액이 1조6822억원으로 국내 물류매출액과 일치했다. 물류매출액의 대부분은 쿠팡(1조6810억원)이 차지했다. 쿠팡의 소화물 전문 운송업체인 쿠팡이츠서비스도 쿠팡에 대한 물류매출액이 5953억원으로 국내 물류매출액 합계액과 동일했다. 쿠팡로지스틱스버시스 역시 쿠팡을 통한 물류매출액(1154억원)이 국내 물류매출액과 똑같았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 쿠팡이츠서비스를 통한 계열사 물류매출액 합계액은 2조3929억원은 쿠팡의 지난해 국내 물류매출액과 일치해 세 곳의 물류회사가 쿠팡의 전체 물류일감을 독식했다.

쿠팡의 물류 내부매출 규모는 LG그룹(2조8582억원)을 제외하면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가장 큰 규모다. 삼성(1조8298억원), 현대자동차(1조849억원)을 크게 앞선다는 점에서 물류 전문기업답게 물류 매출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셈이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 쿠팡이츠서비스는 모두 쿠팡의 100% 자회사다.

쿠팡이 물류회사 3곳을 통해 물류매출액을 나누는 것과 달리 농협은 농협물류가 물류일감을 독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농협물류의 지난해 국내 계열사 물류매출액은 2831억원으로 국내 물류매출액 총계와 동일하다. 농협물류는 농협경제지주의 화물운송을 비롯해 농협은행, 농협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남해화학, 농협사료, 농협목우촌의 화물운송을 도맡아하고 있다.

HL그룹(옛 한라그룹)은 지주회사인 HL홀딩스가 한라, HL클레무브, 만도브로제, HL만도,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 등의 계열사 물류창고 운영, 운송·포장, 물류허브 운영, 물류용역 등을 전적으로 맡아서 처리하고 있다. HL홀딩스의 HL그룹 계열사 물류매출액은 788억원으로 지난해 물류매출액 총액과 일치한다. HL홀딩스의 물류매출액은 HL만도(671억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수양물류의 하이트진로 등에 대한 물류매출액이 367억원으로 국내 물류매출액의 99.6%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다.

농심그룹의 경우에는 전일운수와 반도통운을 통한 계열사 물류매출액이 국내 물류매출액의 96.1%에 달했다. 전일운수는 농심에 대한 물류매출액이 199억원으로 국내 물류매출액의 96.5%에 이른다. 반도통운의 농심과 율촌화학에 대한 물류매출액 역시 각각 33억원, 25억원으로 국내 물류매출액의 86.6%에 달할 정도다.

전일운수와 반도통운은 신동원 농심 회장의 3촌인 김정수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김정수씨는 전일운수 지분의 99.95%를 보유하고 있고, 반도통운의 경우에도 의결권있는 지분의 40%를 갖고 있다. 친인척 기업에 농심그룹의 화물운송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