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분석]DL, DL이앤씨 미분양 리스크·크레이튼發 차입부담도
NICE신용평가, 2022년 그룹분석보고서 DL이앤씨, 올해 공급예정 주택사업장 다수 지방 소재 "분양률, 입주율 모니터링 요구" 크레이튼 차입금에 그룹 부채비율 급등
DL그룹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분양 리스크와 차입금 증가에 따른 재무 리스크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됐다.
1일 NICE신용평가가 최근 공개한 '2022년 그룹분석보고서-DL그룹분석'에 따르면, DL그룹의 합산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의존도는 2022년 6월 말 기준 각각 130.1%, 15.8%로 2021년 말의 96.6%, 2.9%와 비교해 크게 높아졌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배수도 지난해 말 2.6배에서 올 6월말에는 5.6배로 크게 뛰었다.
그룹의 재무안정성이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유화 부문의 차입금 확대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석유회사 크레이튼(Kraton) 인수를 위해 약 1.9조원의 자금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화부문의 순차입금은 약 4조원, 부채비율은 229.0%로 급증했다. 유화부문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0.1%에 그쳤고, 순차입금은 5780억원에 불과했다. 크레이튼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DL케미칼(옛 대림산업)에 집중돼 있다. DL케미칼의 장기차입금은 3조20억1800만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여기에 여천NCC에 대한 불확실성도 재무적 부담 요인이라고 NICE신용평가는 평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권준성 선임연구원은 "유화부문은 외형성장이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등 수요 둔화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저하로 수익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여천NCC의 경우 최근 유가 상승 및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감소로 2022년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수요 둔화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저하 등으로 유화부문 실적에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했다.
그룹의 주력 부문인 건설부문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됐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DL이앤씨 매출 중 건축/주택부문 비중은 70.7%에 달한다. 분양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초기분양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떨어지고 있고, 대구광역시의 경우 올 2분기 초기분양률이 18.0%로까지 떨어졌다. DL이앤씨의 올해 공급예정 사업장의 상당수가 수도권 외 지방에 분포돼 있다. 이 때문에 분양예정 주택현장의 미분양과 미입주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됐다.
권 연구원은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주택현장에서의 분양∙입주실적에 따라 그룹 내 건설부문의 영업실적이 결정되는 바, 각 주택 현장들의 분양률 및 입주율, 원활한 공사대금 회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했다.
NICE신용평가는 DL이앤씨의 연결기준 신규 주택 착공물량이 2021년 1.6만 세대로 2020년 약 2.4만세대(2019년 약 2.8만 세대) 대비 감소한 점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예년 대비 축소된 매출 규모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