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상장' 주범 카카오, 또 '이중상장' 추진 논란
카카오게임즈, 핵심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예비심사 청구 김재영 대표 대상 대규모 무상증자도 "카카오게임즈, 중복 상장 따른 할인 불가피" 윤석열 정부 자본시장 국정과제 실험대
자회사 '쪼개기 상장'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그룹이 다시금 이중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주주 이익을 침해할 경우 상장할 제한할 것이라고 밝힌 금융당국이 상장을 허용할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 매출의 과반을 차지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발할라라이징'의 개발사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이 이뤄질 경우 카카오게임즈 주주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올초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물적분할로 주주의 이익을 훼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회사 쪼개기 상장은 금융당국이 주주이익 침해시 상장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힌 사안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 보호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일부 기업이 성장성이 높은 주요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후 단기간 내 상장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이슈로 제기된 바 있다”며 “모회사가 주주보호를 위해 얼마나 충실히 노력했는지 심사해 미흡할 경우 상장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카카오그룹은 카카오페이 상장후 경영진의 먹튀로 인해 쪼개기 상장의 주범으로 내몰렸던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자회사 상장 추진은 주주 입장에서 배신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또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앞서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김재영 대표이사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무상증자를 실시해 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이사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와 유사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현용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65%를 차지하는 핵심 현금창출원 사업이 재차 별도 법인으로 상장하는 형태로 중복 상장에 따른 할인 문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 자회사 이중상장에 따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도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의 상장은 윤석열 정부의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인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 보호 제도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