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故 송해에 금관문화훈장 추서…각계 추모 행렬
[이슈앤비즈 김하성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MC' 고(故) 송해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대통령실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정부는 고 송해 희극인에게 한국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금관은 1등급 훈장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을 대신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아가 조문 한 후 유족에게 조전과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조전에서 "송해 선생님의 별세 소식에 슬픈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선생님께서는 반세기가 넘는 기간 가수이자 코미디언으로서, 그리고 국민 MC로 활동하면서 국민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대한민국 최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아 국내 대중음악이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며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며 "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에도 힘쓰며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매진하셨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열정적인 선생님의 모습을 다시 뵐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지만, 일요일 낮마다 선생님의 정감 어린 사회로 울고 웃었던 우리 이웃의 정겨운 노래와 이야기는 국민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슬픔에 잠겨 계실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삼가 고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빈소에는 방송계, 가요계, 정치계 등 각계 인사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유재석과 조세호, 가수 김흥국, 조영남, 쟈니 리, 방송인 이상벽,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잇따라 조문했다.
송해와 '70년 지기'라고 밝힌 쟈니 리는 "마음이 굉장히 좋지 않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평소 '아빠'라고 부르며 몸이 불편한 곳이 있을 때마다 병원을 알아보고 입·퇴원까지 챙기며 살뜰히 보살폈던 '가수' 현숙은 별세 소식에 충격과 함께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코미디언 이용식은 딸 이수민의 SNS 계정을 통해 “천국에 가셔서 그곳에 계신 선후배님들과 코미디 프로그램도 만드시고 그렇게 사랑하셨던 ‘전국노래자랑’을 이번엔 ‘천국노래자랑’으로 힘차게 외쳐달라”며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가 아니고 원래 사면이 바다였다.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송해. 그 어른은 바다였다. 송해 선생님 사랑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가수 송가인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KBS1 ‘전국노래자랑’ 출연 당시 고인과 함께한 사진 한 장과 함께 추모글을 게재했다.
송가인은 “제일 먼저 재능을 알아봐주시고 이끌어주신 선생님. 잘되고 나서도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세요”라고 추모했다.
정치권에서도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국회 문체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SNS에서 "기네스에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등재된 송해 선생님이 별세했다"며 "다음 달 10년 만에 전국노래자랑 울산 남구편 개최를 앞둔 시점이라 더 황망하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988년부터 34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서민들의 웃음과 눈물을 함께했던 송해 선생님.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외침이 귓가에 생생하다"며 "선생님이 우리 사회에 준 큰 울림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
전날 미국으로 출국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송해 선생 별세'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이 전 대표는 "세계적 최고령 MC 송해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 국민에게는 아프게 또 하나의 시대가 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선생님은 국민의 사랑을 받으신 명실상부한 '국민MC'셨다. 그러면서도 한참 어리고 부족한 저를 마치 친구처럼 대해 주셨을 만큼, 선생님은 국민 모두의 어른이자 벗이셨다"며 "제가 국회의원으로 일했을 때, 선생님은 제 고향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녹화하시기 전날 밤 11시까지 저를 앞에 앉혀놓고 소주를 드시기도 했다"며 과거 인연을 회상했다.
이어 "제가 국무총리로 일하던 기간에, 선생님은 서울 낙원동에서 2000원 짜리 배춧국에 점심을 함께하기도 하셨다"면서 "출국하기 전에 선생님께 전화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낙원동 '송해의 길' 사업을 앞두고 떠나신 것이 더욱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선생님, 저의 모자람을 용서해 주십시오"라며 "파란만장한 생애, 아픈 가족사 모두 묻고 부디 평안을 누리십시오, 선생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라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MC 송해 선생님께서 향년 95세로 영면하셨다는 비보를 접했다. 애도를 표하며 유족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애도를 표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4일 토요일 선생님과 함께 때때로 찾았던 을지면옥에서 수육과 냉면을 주문하면서 ‘선생님을 모시고 왔다면 소주도 주문하셨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을지면옥 사장님께 ‘송해 선생님께서 자주 오시냐’고 물으니 ‘요즘은 안 오신다’는 대답이었다”며 고인과의 인연을 회고했다.
이어 “송 선생님은 당신이 최고의 프로페셔널이자 프로를 알아보시던 분이셨다. 저는 때때로 강연에서 송 선생님의 리더십을 예로 들었다. KBS1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시면서 잘하는 출연자에게는 꼬마에게도 큰절을 하시며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시며 격려를 하셨다. 자기를 낮추고 버리는 희생,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이셨다”고 말했다.
박 전원장은 “송해 선생님!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존경하고 사랑했습니다. 편히 영면하소서”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방송인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김 지사는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면서 천만 명이 넘는 사람을 만나셨다고 한다. 일요일 낮이면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 따뜻한 웃음을 주시곤 했다”며 “평소 모습처럼 편안하고 포근한 길이 되시길 기원한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며 애도를 표했다.
송해는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났다.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데뷔, 1988년 5월부터 35년간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아오며 최장수 MC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두 딸과 사위들 및 외손주들이 있다. 부인 석옥이 여사는 2018년 숙환으로 별세했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 3호실에 마련됐고, 3일간 대한민국방송코미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0일. 장지는 대구 달성군 옥포리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옆에서 영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