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스타트업 강국 코리아] 장벽 허문 벤처 투자, 투자자 관심 끄는 스타트업은?
[더블유스타트업 두가온 기자] 초기 창업자를 선발하고 투자·전문보육을 진행하는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가 지난해 11월 300개사를 돌파했다.
창업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는 지난해 11월 개정을 마친 '벤처투자촉진법 개정안(벤촉법)'의 본격 시행으로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기존에는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설립 3년 이하의 초기 기업에만 투자할 수 있었던 액셀러레이터들은 벤촉법 시행으로 벤처 캐피탈(VC)처럼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3년 이상의 초기 기업에도 투자가 가능해졌다.
벤촉법과 함께 대기업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보유 허용을 둘러싼 공정거래법의 개정과 벤처기업이 은행 등 융자기관에 후속 투자금으로 대출금을 갚는 '투자 조건부 융자제'의 시행도 예정돼 있어 올해 벤처 투자 업계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벤촉법, CVC의 등장 등 벤처 투자를 둘러싼 여러 장벽들이 허물어지며 밴처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자 다양한 기술로 혁신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 부동산에서 건축까지, 프롭테크 스타트업
국내 프롭테크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부동산 기업과 기술 스타트업이 모인 '한국 프롭테크 포럼(KFP)'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프롭테크 스타트업은 2012년 76개에 불과했지만 2019년 345개로 대폭 증가했다. 또한 최근 5년 간 KFP에 가입한 회사 기준 86개 회사가 1조 4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와 '기술(Technology)'의 결합으로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토지 활용 기술을 말한다. 원룸·아파트 등 임대 매물을 소개하는 부동산 플랫폼의 역할을 했던 초기 프롭테크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정보통신 기술과 결합하며 부동산 관리, 건설 프로젝트 개발, 건물에 대한 투자 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정보 중개 플랫폼으로 시장에 입성해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선 '야놀자'와 유력 유니콘 기업인 '직방' 등 프롭테크 시장을 선도하는 스타트업 부터 AI를 활용해 감정평가사를 대체하는 '스페이스워크', 블록체인을 활용해 건물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카사'까지 주목받는 스타트업은 다양하다.
2016년 설립한 스페이스워크는 2018년 기술 플랫폼 '랜드북'을 출시했다. 부동산, 건축, 도시, IT, 데이터,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만든 랜드북은 토지의 건물 규모와 노후도, 층별 사용현황을 비롯해 개발에 영향을 주는 용도지역과 지구단위계획구역 등 도시계획정보를 제공해 토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다.
국토교통부는 프롭테크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제1차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시행해 중개·감정평가업 등 기존 산업의 규제를 혁신해 부동산 서비스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 소비자를 위한 보험 시장,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보험의 역사는 길다. 비공식적으로는 인류가 상업행위를 시작한 시점에 함께 태어났으며 공식적으로는 해상무역이 성행하던 14세기 최초로 등장했다.
역사가 긴 만큼 보수적인 보험산업은 변화를 반영하는 속도가 늦다.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직접 만나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처럼 변화하지 않던 보험산업이 정보통신 기술을 만나 변화하고 있다.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의 결합으로 AI, 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보험 서비스를 말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국내외 인슈어테크 시장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12년 3억4700만달러에서 2018년 39억53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할 때 아직 국내 인슈어테크 시장은 작은 규모이지만 여러 보험사들의 인슈어테크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의료정보, 신용등급, 상담자료 등의 정보를 분석하고 영업대상을 추출거나 AI를 활용한 챗봇(Chatter Robot) 등 다양한 분야에 인슈어테크가 도입되고 있다.
2017년 설립한 '보맵(BOMAPP)'은 국내 인슈어테크 시장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본인 인증만 거치면 가입한 보험상품 정보를 모두 찾아주고 보험금 청구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지난해 11월 보맵은 영국의 리서치 기업 '핀테크글로벌'이 매년 선정하는 '세계 100대 인슈어테크 기업'에 한국 기업 중 최초로 선정됐다.
보맵을 필두로 여러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IoT 기술 등을 통해 개인의 신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들과 연계해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 불면증 잡는 슬립테크 스타트업
조명 부터 향초, 보조식품까지 '숙면'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숙면을 위한 관련 상품에 많은 돈을 지불하는 소비현상을 뜻하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시장의 규모는 2011년 4800억원에서 2019년 3조원으로 성장했다. 수면장애를 겪는 환자가 증가하며 관련 산업도 함께 성장한 것이다. 초기 조명, 향초 등으로 숙면을 도왔던 수면 시장은 침구의 발전으로 이어졌으며 최근에는 IoT,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파악하는 슬립테크로 발전했다.
잠(Sleep)에 기술을 결합시켜 숙면을 돕는 슬립테크는 이미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는 2017년 부터 슬립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전용관을 별도로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삼분의일', '몽가타', '아모랩' 등의 스타트업들이 슬립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삼분의일은 에이스와 시몬스와 같은 이미 독보적 강자가 있는 매트리스 시장에 도전했다. 별도의 출장 기사가 방문해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기존의 업체들과 달리 매트리스를 초압축해 상자에 넣어 택배로 배달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두각을 나타냈다. 아모랩은 웨어러블 수면 개선 기기를 개발했다. 미세한 전자기 신호로 자율신경계의 균형 회복을 유도하는 기기로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슬립테크 스타트업들은 매년 증가하는 수면장애 환자의 발생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향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