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2.0] “다름”을 추구하는 배달 스타트업
[더블유스타트업 이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고성장한 분야 중 하나를 꼽자면 당연 배달 앱 시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식 수요는 감소한 반면 배달 수요는 크게 늘었다.
9일 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7월 주요 배달 앱의 서비스 결제액을 조사한 결과, 주요 배달 앱의 월 결제액이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20세 이상 한국인 개인이 1월부터 7월까지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핸드폰 소액결제 등으로 우아한 형제들, 딜리버리히어로에서 운영하는 주요 배달 앱에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2개사 배달 앱의 월 결제 금액이 9434억원이며 결제자 수는 1504만명으로 추정됐다.
지난 2018년 4.1조원, 2019년 7.1조원, 올해는 7월까지 이미 6.4조원으로 조사돼 작년보다 훨씬 큰 폭으로 성장했다.
매년 배달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 앱의 강자로 불리는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에 맞서 각양각색의 특징을 내세우며 배달 시장에 거침없이 뛰어든 스타트업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새벽 배송에 뛰어든 마켓컬리
새벽 배송의 최대 강자로 평가받는 ‘마켓컬리’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상반기에 세 자릿수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즈앱의 ‘올해 상반기 주요 신선식품 관련 리테일 결제 금액’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올해 상반기 결제 추정금액이 4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마켓컬리는 각종 식자재, 가공식품, 생필품 등을 집까지 배송해주는 온라인 유통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설립 첫해부터 ‘새벽 배송’이라는 파격적인 배송서비스를 선보여 고객의 관심을 끌어냈다.
신선한 채소, 과일, 수산물을 밤 11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집 앞에 도착해있는 서비스인데, 퇴근 후 장을 보기 피곤한 주부들의 니즈를 충족해 현재 마켓컬리 가입자는 580만명을 달성했다.
마켓컬리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마켓컬리는 ‘초특가’, ‘1+1’과 같은 가격을 낮추고 양을 늘리는 경쟁에 참여하는 대신, 평균보다 조금 비싼 프리미엄 제품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배달 앱의 고객층을 정확히 타겟팅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소득층 단골이 많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소상공인과 함께' 착한 배달 앱 띵동
소상공인 상생형 푸드 딜리버리인 ‘띵동’은 국내 최저 2% 수수료, 광고비와 입점비가 없는 착한 배달 앱이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주관하는 제로페이 기반의 제로배달 유니온 협약의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시흥시, 천안시, 세종시 등 지자체 공공 배달 앱으로도 선정됐다.
띵동은 ‘배달 앱 2.0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과 같은 배달 앱 플랫폼 간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하고, 민관 협력 등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부여되는 수수료 등 부담을 크게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띵동은 민간 배달앱 서비스 중 최저 수준인 2% 수수료를 도입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배달 앱 수수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배달 앱 최초로 서울사랑 상품권을 앱 내 결제수단으로 탑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앞으로도 천안시, 시흥시와 제휴한 상품권 등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저렴한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저렴하게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지역경제와 소상공인과 상생하겠다는 목표다.
띵동은 광고비와 입점비도 없다. 가맹주들을 무한 경쟁에 내모는 기존 배달 앱 문제를 타파하겠다며 업주들에게 광고비와 입점비를 받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배달 앱은 주문이 늘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자영업자들이 고통받는 구조다.
▲동네 마트 배송 전용...‘로마켓‘
로마켓은 유통 시장의 온라인 배송 전쟁이 가열된 가운데, 소외된 동네마트들의 생존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지원하고자 시작됐다.
로마켓 정현진 대표는 “동네 마트들은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홍보하고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점점 더 현 유통 트렌드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동네 마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마켓은 대형 유통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집 앞 동네 마트라는 ’접근성’과 식자재 등 ’주문 즉시 배송‘이 최대 무기다. 클릭 한 번으로 집 앞 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다. 별도의 물류 창고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집 앞 마트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배송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근거리에서 언제든지 마주칠 수 있는 이웃이 거래의 주요 대상이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더라도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로마켓을 통해 이뤄진 동네 마트의 온라인 주문은 전년 동기 대비 2.3배 늘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약 2.6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 트랜드가 지속됨에 따라, 동네 마트 물건도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로마켓 정현진 대표는 “앱 서비스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동네 마트와 대기업이 운영하는 마트, 그리고 대형 배송 업체를 보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떠올랐다”며 “로마켓이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을 자처할 테니 마트 가맹점 분들도 용기 내셔서 함께 대형마트와 맞서 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많은 소비자께서도 우리 주변 소상공인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