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2.0] 대기업-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새 돌파구 찾는다’

K-스타트업2.0뜬다 (3) 급변하는 환경과 ‘디지털화’ 시대적 요구 변화적응 난관에 봉착한 대기업들 ‘오픈이노베이션’ 활발 필요에 따른 지원 넘어 다방면 확대 기대

2020-10-28     이태영 기자

 

 

삼성전자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 (사진=삼정전자)

[더블유스타트업 이태영 기자] 최근 크로스테크(CrossTech)를 중심으로 비즈니스의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은 고착된 한계를 넘기 위해 외부로부터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획득해 내재화하는 방식의 경영,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기초로 스타트업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한 기술, 아이디어, 지식 등을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방식,즉  '개방형 혁신'이라 일컫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과도 같은 오픈이노베이션은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환경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라는 시대적 요구로 난관에 봉착한 전통적 기업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디지털화시대적 요구

디지털 패러다임은 기업의 경영 전반에 걸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어느 정도 ICT(정보통신기술)에 익숙한 기술기업들도 디지털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변화에 나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기술의 발전이 기업 운영의 각 부문에 접목해 그 흐름이 빠르게 변화되는 가운데 기존 비 디지털 자산과 기능을 통해 유지되던 대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단기간에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의 급변하는 니즈 대응에 필요한 기술들이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양상이 일자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의 기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기존의 호혜적 지원과 폐쇄적 혁신에 열을 올리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대기업의 경우 조직의 특성상 새 사업의 속도가 느리고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 등 움직임이 무겁지만 스타트업은 고객의 니즈에 민첩하고 유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대기업에서는 최신기술의 도입, 활용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우수 인재 확보할 수 있고, 반대로 스타트업은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지원과 브랜드 활용, 기술, 경영지원 등을 받아 스케일업과 해외 진출을 이뤄낼 수도 있다.

, 현재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동등한 위치의 사업 파트너로서 장기적 관점의 윈윈과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과거 대기업의 스타트업 육성 사업이 일방적 지원에서 진행되었던 것과는 다르다.

대기업들의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대기업들 오픈이노베이션활발

네덜란드의 회사 필립스는 현존하는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만든 성공한 사례다. 2010년 필립스의 에이프라이어가 출시됐다. 사실 에어프라이어는 이미 2006년 개발을 마친 것이지만 복잡한 설계와 가격이 높아 상용화를 못 하고 있었다.

필립스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자국의 스타트업 APDS가 보유한 기술을 발견했다. 덕분에 비교적 저렴하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필립스의 사례뿐만 아니다. P&G, 구글, 듀퐁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대부분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엑설러레이터인 500스타트업스가 포브스 상위 500개 기업과 스타트업의 연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0개사의 연계 비율은 68%, 하위 100개사는 32%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연계형태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공모전, 액셀러레이터 및 인큐베이터, 자문, 사업지원 등으로 다양하다.

 

국내에도 오픈이노베이션이 확산하고 있다. 30곳이 넘는 국내 대기업들이 스타트업관련 투자와 연계 그리고 공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IT 기업에서부터 유통, 통신, 정유, 제철을 넘어 금융과 투자사들까지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스타트업 플랫폼들을 진행하고 있다.

주도하는 대기업의 현업 팀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단계별 투자 기회, 스타트업 연구개발 자금 정부 지원사업 연계, 상품개발 패스트트랙 연계까지 이어지는 이 고리는 우리 삶에 하나둘 그 성과가 스며들고 있다.

대웅제약의 상업화 공정 역량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펩트론의 만남으로 만들어진 루피어 사례, 샴푸, 치약 등 제조에 액상 처리 역량이 강한 LG생활건강의 기구개발 협력, 국내 1위 통신사 SK텔레콤은 전방위적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기술력 상승과 사업기획의 증대 성과를 올렸다.

또한, 2차 전지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에 공동연구를 통해 소재 개발에 성공한 LG화학, 전기차, 안전 분야, 신재료 개발 분야 등에서 최신기술을 개발, 특허 확보에도 성공한 현대차그룹, 파이넥스 공법을 개발해낸 포스코 등이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더 넓고 오픈된 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만들어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 국내엔 아직 연구개발에 폐쇄형 혁신 구조가 높다. 외부와 연계하지 않는 나홀로R&D’(연구개발) 성향이 강하다. 연간 1조 원 규모의 지원에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등 불필요한 소모가 많다.

또한, ‘자사에서 개발할 수 없는 기술의 조달자사 개발보다 저렴한 곳에서 개발시킨다.’라는 효율과 관련되어 치중하는 경향. 그리고 익숙한 곳과의 협업을 우선시하는 경향 등이 저해요소다.

 

구성요소가 다양하게 걸쳐있는 그들의 사업에 있어, 편향된 스타트업 육성 기조는 스타트업의 다양한 기술들이 문턱에서 맴돌다 사라지게 되는 원인이 된다.

 

필요에 따른 지원 넘어 다방면 확대 기대

4차 산업혁명은 단일기술이 아닌 여러 기술의 결합으로 진행된다. 또한, 기술과 산업 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기도 한다. 크로스테크(CrossTech)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오픈이노베이션은 산업과 업종을 뛰어넘어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대기업들은 변화의 적응 수단으로 스타트업을 찾아 자사의 니즈를 맞춰내는 게 아니라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을 품어 그 안에서 새 가치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ICT 기반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기폭제가 돼 종잡을 수 없는 속도와 방향으로 흔들리는 백지장을 맞들 상대를 찾아 고르지 말고 다가온 스타트업과 함께 걸어갈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