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정책 유니콘 육성 중점 넘어 엑시트 생태계 조성해야
-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스타트업 엑시트 생태계 전략연구' 중간보고회 개최 - 스케일업과 유니콘을 넘어 엑시트를 화두로 생태계의 선순환 확보해야 - 배달의민족 해외에서 성공사례로 평가
[더블유스타트업 김민주 기자] 최근 글로벌 청년창업지원 네트워크와 '구글닷오알지' 와 함께 코로나19 긴급 대응 지원 사업의 한국 파트너로 선정된 바 있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국내 스타트업 정책의 문제와 대안을 제시했다.
스타트업이 경제 전반에서 위상과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엑시트(Exit 자금 회수)가 활성화 되지 않는다면 생태계 발전의 지속적 연결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왔다. 현재 국내의 스타트업 정책은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육성에 중점이 맞혀져 있지만 이제 엑시트 활성화를 중요시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빠르게 성장, 투자 유치 2018년 대비 2배 증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 스타트업 생태계 엑시트 활성화 전략연구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연구 책임자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시리즈 A 이상 투자 유치 국내 스타트업은 올해 7월 기준 758개로 2018년 동기 383개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누적 투자 100억 이상 스타트업은 242개로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혁신 기업가, 투자자, 회수 시장(엑시트)의 유기적 결합으로 유지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엑시트 영역은 아쉽다는 것이 현실이며 업계의 생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한·미·중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비교'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시드·엔젤 투자를 받은 138개 한국 스타트업 중 엑시트에 성공한 곳은 8개, 5.8%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은 8667개의 투자유치 스타트업 중 1064개(12.3%)가 엑시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유 교수는 "벤처투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특성상, 활성화된 기업공개(IPO) 시장과 성숙된 인수합병(M&A) 시장 등 엑시트 촉진의 기반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엑시트가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자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손실을 안게 되고, 결과적으로 투자자본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유입돼야 할 동인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스타트업은 반드시 투자와 연결돼 있고, 이 투자는 엑시트를 전제로 한다"며 "새롭게 등장한 글로벌 톱7 기업 모두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것처럼, 국내 스타트업 엑시트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초기에 창업 활성화에서 스케일업으로 한 단계 진전이 이뤄졌고 성과를 거둔 시점에, 이제 스케일업과 유니콘을 넘어서 엑시트를 화두로 한 생태계의 선순환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기업가치 공식적 평가 엑시트로 ... 글로벌 경쟁력 필요성 강조
결국, 보고서는 "기업가치 1조원이라는 유니콘 기준에만 연연하기보다는 각 기업의 상황과 조건에 따라 금액 규모와 상관없이 기업가치를 회수 시장서 공식적으로 평가받아 다양한 형태의 엑시트가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스타트업 생태계는 국경이 없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실렸다.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의 다수가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은 것이 현실이며 유니콘 등 후기 단계 스타트업은 국내 사정상 유력 엑시트 전략으로 해외 기업과의 M&A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과 자본 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해외 기업 및 벤처캐피털과의 적극적 교류 협력으로 국내 생태계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논리로 " '배달의민족'의 사례는 국내 정서상 '게르만민족'으로 희화되며 ‘먹튀’로 인식됐지만 해외에서는 성공 사례로 다뤄졌고, 성장한 스타트업이 엑시트를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 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타트업 업계는 정부와 국회가 현재 국내 스타트업의 엑시트 장애 요인을 조사하고 IPO 시장 개선, M&A 촉진 등 주요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엑시트에 성공한 기업가를 명예롭게 대해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 하는 문화를 만들고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과 재무 전략 사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엑시트에 성공한 스타트업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중간 보고서에 이어 추가 보고서는 12월 공개 예정이며 이후 정부 와 국회에 건의사항을 정리, 후속 발표회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